▲ 울산생명의숲 공동대표 정우규 박사가 돌티미늪의 훼손된 부분을 가리키고 있다.(사진제공=울산생명의숲)

멸종위기의 보호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울산시 북구 동대산 자락에 있는 천연습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최근 수분 유입이 줄어들어 땅이 마른 데다 등산객의 잦은 훼손까지 더해져 이 일대에 자생하는 희귀식물이 위기에 봉착,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 지역 환경단체인 울산생명의 숲 관계자에 따르면 동대산 산책용 나무계단 옆에 있는 ‘돌티미늪’을 답사한 결과 수분 유입이 급격히 줄어들어 습지가 상당한 정도까지 말라 있었다는 것.

수분이 마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생명의 숲은 울산시 북구가 지난해 말 이 일대에 정자와 나무계단을 설치한 뒤 습지와 계단 사이에 깊이 1m가 넘는 배수로가 생겼고, 이로 인해 물이 습지로 흘러들어 가지 못해 습지가 점점 황폐해 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늪은 환경부가 보호식물로 지정한 자주땅귀개와 끈끈이 주걱, 이삭기개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멸종위기곤충인 꼬마잠자리 등이 다수 분포하는 곳이다.

생명의 숲 관계자는 “돌티미늪은 각종 희귀생물종이 많이 분포한 천연 생태 체험장이지만 물이 빠지고 등산객이 무분별하게 출입하면서 심하게 훼손됐다"며 "수분을 다시 유입하고 등산객 출입을 통제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구 관계자는 “나무계단을 설치할 때 습지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권고를 받아들여 공사 당시에 거의 훼손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담을 설치하고 물길을 돌리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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