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굴삭기에 칼날 정착한 모습.

▲ 굴취전모습

 

 

 

 

 

 

 

 

 

 

 

 


흙, 돌멩이, 나무뿌리가 서로 뒤엉킨 땅속을 어찌 알 수 있으랴. 일단 삽으로 파보고 안되면 곡괭이가 동원되고 그것도 어려우면 굴삭기까지 투입돼야 하는 우리네 수목굴취 시스템.

하지만 이제 걱정하지 말라. 두부 자르듯이 해결할 수 있는 장비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땅을 파고 나무를 캐내는 이른바 ‘굴취’ 작업을 빠르고 손쉽게 해결 할 수 있는 장비가 국내의 한 조경회사에 의해 개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전라남도 영광에 위치한 황금조경(대표 김천주)에 의해 개발된 이 장비는 이름하여 ‘황금근절도’, ‘뿌리를 잘라내는 칼’이란 뜻이다.


그러나 황금으로 만들어진(?) 장비는 아니고 그저 큰 식칼모양의 반월형 칼 틀에 특수한 재질로 된 칼날 다섯 개를 조립식으로 부착하고 다시 그것을 일반굴삭기의 긴팔에 버킷이나 브레이커처럼 부착할 수 있게 만든 장비다.


▲ 굴취중 모습

▲ 뜰삽으로 교체 후 분뜨기 전 모습

 

 

 

 

 

 

 

 

 

 

 

 

 

기존에는 그리 굵지 않은 나무를 굴취할 때 인부 두 명이 하루 종일 달라붙어서 비지땀을 흘려야만 겨우 나무 열댓 그루를 파낼 수 있었다. 그것도 잔뿌리 등 뒷마무리가 말끔하게 정리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황금근절도’는 굴취 할 나무주위의 땅을 사방팔방으로 마치 무우를 썰듯이 ‘쓰윽~싹’ 칼질해주고 굴취가 쉽도록 뿌리주변을 정리하여 분을 알맞게 뜰 수 있게 해준다. 그 다음에는 삽 모양의 ‘뜰삽’을 바꿔 장착한 후 알맞게 작업된 분을 간편하게 들어내면 되는 것이다.


‘황금근절도’는 이와 같이 ‘칼날’과 ‘뜰삽’의 한 세트로 구성된 장비다. 칼날과 뜰삽은 굴삭기에 연결하여 기계로 작업하기 때문에 인력작업과 비교하면 작업능률은 기대이상이 될 수밖에 없다.


‘황금근절도’를 개발한 황금조경 김천주 대표는 살아온 과정도 좀 남다르다. 원래 서울 등지에서 언더그라운드 가수생활도 했고, 소 사육도 하다가 “나무를 키워 팔면 돈 번다”는 유혹에 솔깃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부도를 맞는 등 그의 인생역정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으면 완전히 무너진다는 생각에 마지막으로 택한 조경 사업을 오늘날까지 업으로 삼게 된 것이다.


그가 처음 조경업을 시작했을 때는 형편이 어려워 인부 한두 명과 함께 나무를 심고, 때론 캐오기도 하면서 일이 워낙 힘에 부쳐 좋은 방도를 궁리하던 중 작업장 곁에 서 있는 굴삭기를 보고 언뜻 스치는 생각에 ‘황금근절도’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칼날길이 1m60cm, 연결하는 링크부분까지 합치면 2m에 이르는 크기로 굴삭기에 장착된 칼날은 가히 위용을 자랑할 만한 모습이다.


지난 2004년부터 개발에 착수 연구와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5년만인 올해 6월초 특허청으로부터 ‘수목이식용 토양 커팅장치’로 특허를 획득했다.


김 대표는 “황금근절도는 특허 획득 이전부터 지역 내의 작업현장에서 시험 개발을 해오던 터라 지역 주민들의 입소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되었다”면서 “바로 얼마 전 특허를 획득한 직후 소문을 통해 찾아온 한 기업으로부터 특허를 억대에 팔라는 제의도 있었다”고 넌지시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 제의를 일언지하 거절했다. 왜냐하면 본인이 개발한 제품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 찼고, 또 장비에 대한 욕심도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황금근절도’의 장점이자 가장 큰 특징은 ‘빠르고 간편해서 경제적’이라는 점이다.


장비의 칼날은 직선형이 아닌 옛 식칼모양의 반원 형태로 땅을 가르고 파헤치기 용이한데, 일반적인 수목 굴취 작업과 마찬가지로 지표면에 가까운 근원경의 4배 크기로 분을 뜨게 된다. 장비의 운전은 기존의 굴삭기 운전자라면 특별한 교육을 받을 필요는 없고 간단한 주의사항만 숙지하면 충분하다.


특히, 작업능률을 살펴보면 기존의 인력굴취 작업시에 인부 2인이 직경 12㎝의 나무 16주를 하루 동안에 굴취 할 수 있다면 ‘황금근절도’는 인부 4인이 10일간에 걸쳐 할 수 있는 작업량을 하루 만에 거뜬히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가히 ‘황금근절도’의 획기적인 매력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신속하고 간편하게 노동력과 작업경비를 절감할 수 있어서 조경농원 등에서는 효율적으로 작업능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비로서, 현재 전국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장비개발 초기에는 조경농원 등에서 일선 작업자들에 대한 홍보부족으로 장비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으나, 실제로 작업현장에 적용해본 후에는 장비의 효율성에 대하여 크게 감탄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대표는 “현재 장비를 칼날과 뜰삽을 한 세트로 350만원(부가세 별도)에 판매하고 있으나 앞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양산체제로 생산시스템을 보완하고 각 수요처별로 작업시 문제점 등을 면밀히 파악하여 개선하는 한편 장비가격을 현실화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몇 가지 문제점을 보완한 제품을 특허출원 중이며 지자체 등의 공사 현장에도 기존장비와 한데 묶어 장비의 적용범위를 확대함과 동시에 합리적인 가격정책으로 소비자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향후에는 수요추세를 좀 더 지켜보면서 안정궤도에 진입한 후에는 현재 전남 광주에 있는 생산라인을 본사가 있는 영광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생산체제를 갖춤으로써 적게나마 지역경제발전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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