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달라졌어요 …식물로 가득한 교실 ‘마음풀’ 탄생
학교가 달라졌어요 …식물로 가득한 교실 ‘마음풀’ 탄생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9.05.08
  • 호수 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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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일중학교 교실에 조성
‘청소년 문제해결 디자인’ 첫 사례
초록·지혜·씨앗·마음·나눔정원 조성
식물관리 교육 등 프로그램 개최
동대문구 전일중에 '마음풀' 교실이 조성됐다 [사진제공: 서울시]
동대문구 전일중에 '마음풀' 교실이 조성됐다 [사진제공: 서울시]

[Landscape Times 김진수 기자] 서울시가 스마트폰, 인터넷 등 디지털 매체에 노출돼 있는 청소년을 위해 학교 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청소년 문제해결 디자인’으로 조성된 동대문구 전일중에 ‘마음풀’ 교실이 조성됐다. 학업 공간으로만 쓰였던 교실이 사계절 내내 식물로 가득찬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마음풀’은 학생들이 언제든지 찾아가 마음을 풀 수 있는 공간, 풀이 자라나는 공간, 마을을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일중 교실에는 바나나 나무, 야자 등 다양한 식물로 구성된 작은 숲이 만들어졌다. 교실 한켠에는 흙을 직접 만지며 씨앗을 심고 수확하고 재배한 식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공간이 마련됐다. 교실 벽면에는 큰 거울 앞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물로 지우는 마음정원도 생겼다.

시는 미국 뉴욕시 브룽스 지역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브룽스 지역은 마약과 폭력, 가난에 찌들어 있는 학생들이 꽃과 채소를 접하면서 학교폭력이 줄어들고 졸업률이 17%에서 100% 가까이 늘어났다고 한다.

청소년들에게 디지털 매체가 과도하게 시각·청각적으로 반복될 경우 뇌 발달이 제한되고 감각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반면 ‘마음풀’ 공간에서는 아이들의 오감을 되살리고 잃었던 감성도 회복시켜 균형적인 뇌 발달을 이끌어낼 수 있다.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전국 학령전환기 청소년 129만 15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 15.2%(19만 6337명)의 학생들이 ‘스마트폰, 인터넷 과의존 위험군’으로 진단됐다. ‘중복위험군’으로 진단된 학생도 6만 4924명으로 집계됐다.

시는 지난 7일(화) ‘마음풀’ 교실 개소식을 갖고 앞으로 ‘식물’을 매개로한 다양한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개소식에는 서울시, 전일중 관계자를 비롯해 마음풀 조성에 힘을 보탠 서울시립대, 신한카드, 동부교육지원청 관계자, 시민정원사 등이 참석했다.

시는 작년 시범운영 기간 동안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식물관련 체험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운영했다.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가 학생들의 멘토가 돼 마음풀에서 재배한 식물로 요리를 하는 프로그램을 매주 1회씩 운영해왔다.

전일중 3학년 학생은 “솔직히 평범하고 좀 별로인 공간이 만들어질 줄 알았는데 정말 멋진 곳이 만들어져서 좀 놀랐다. 학교에 없을 거 같은 공간이 만들어진 거 같다. 직접 심은 씨앗이 매일 어떻게 크고 있는지 궁금하고 물도 줘야 될 것 같아 등굣길이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 시립대 학생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도, 의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학생들과 만나는 과정이 가장 큰 의미와 재미를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서울시민정원사회는 주지적으로 방문해 식물관리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마음풀’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운영협의체인 ‘마음풀 서포터즈’, 학생 동아리 ‘마음풀지기’, 학부모 동아리 등도 구성됐다.

마음풀 구조도 [자료제공: 서울시]
마음풀 구조도 [자료제공: 서울시]

‘마음풀’은 ▲초록정원 ▲지혜정원 ▲씨앗정원 ▲마음정원 ▲나눔정원 ▲상상정원 6개로 구성됐다. ‘초록정원’은 마음풀에 조성된 작은 정원이다. 이곳에는 바나나 나무, 휘닉스 야자, 떡갈고무 나무, 팔손이, 보스턴 고사리 등이 식재됐다.

‘지혜정원’에는 식물의 씨앗~수확 일생, 식물에게 필요한 요소, 씨드팜 사용법에 대한 그림과 식물을 가꾸는 데 필요한 도구가 비치돼있다. ‘씨앗정원’은 흙과 물, 씨앗을 만져볼 수 있는 공간이다. 씨앗을 새싹으로 키우고 분갈이도 직접 해볼 수 있다.

‘마음정원’은 한쪽 벽면에 설치된 큰 거울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적고 지우며 스트레스를 푸는 공간이다. ‘나눔정원’에서는 수업이 진행된다. 자유학기제 수업을 비롯해 다양한 교과목 수업, 학생 자율 활동 등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상상정원’은 내가 만드는 작품을 공유하고 나누는 공간으로 복도에 위치하고 있다.

시는 올해 금천구 동일여자고와 도봉구 정의여자고에 ‘식물’을 활용한 ‘청소년 문제해결 디자인’을 추가로 적용할 계획이다.

박숙희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아이들이 감각의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일상 공간인 교실에 식물을 들여와 사계절 내내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정서적 문제와 사회적 갈등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에게 시각 위주의 도시환경에서 벗어나 자연을 매개로 좀 더 고른 감각 발달을 촉진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디자인을 적용했다”며 “서울시도 지속적으로 마음풀 서포터즈의 일원으로써 이 공간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조경신문]

전일중 '마음풀' 교실 [사진제공: 서울시]
전일중 '마음풀' 교실 [사진제공: 서울시]
전일중 '마음풀' 교실 [사진제공: 서울시]
전일중 '마음풀' 교실 [사진제공: 서울시]

 

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 jskim@latimes.kr 김진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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