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노 순묘가 설계한 기온지사찰 정원
마스노 순묘가 설계한 기온지사찰 정원

[Landscape Times 최영환 인턴기자] 한국조경신문이 주관하는 해외뚜벅이 투어가 오는 11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마스노 순묘의 젠가든과 도쿄 미드타운, 요코하마의 아카렌카 창고를 찾는다. 일정 중 겐코지 사원의 주지스님이자 타마 미술대학교수인 마스노 순묘와의 만남도 포함됐다.

아는 만큼 보이기도 하지만 보려고 하는 만큼 보이기도 한다. 세계적인 가든 디자이너 마스노 순묘가 디자인 한 일본 젠가든으로 떠나기 전, 무엇을 알고, 보려고 해야 하는 지 알아본다. 

젠가든(Zen garden)은 일본 무로마치 시대에 특징지어진 정원으로, 가마쿠라 시대 때 중국의 선종(禪宗)을 받아들이면서 융성한 일본 정원의 한 양식이다.

무로마치 시대, 일본 사무라이 정원에 선(禪)의 정신세계를 표현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젠가든’이다. 많은 젠가든이 한정된 공간속에서 형성되는데, 이러한 정원들은 중요한 선종의 원칙을 나타낸다. 바로 비움과 무한한 공간이 그것인데, 비움은 여백의 미이며 무한한 가능성의 원천을 뜻한다. 특히, 무한한 공간 및 가능성은 한정된 공간 속에서 표현될 때 돋보인다. 이에 따라, 고산수식 정원이 젠가든으로 왕왕 불리기도 하는데, 자연적 경관을 축소해 제한된 공간에 그 의미를 재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스노 순묘가 설계한 젠가든은 조동종(曹洞宗)을 기반으로 한 자신만의 설계 디자인이다. 정원 조성을 선종 불교의 행위로 여기는 것은 현대 21세기 젠가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점이다. 조동종에서 계몽은 명상, 절제된 훈련, 모든 과업의 실현으로 이루어진다. 마찬가지로 마스노 순묘에게 젠가든을 조성하는 것은 선의 실현이자 선(禪) 속 진리의 성과이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 및 유럽의 조경, 건축, 인테리어 등에서 이용되는 형식인 ‘젠스타일’이 바로 이 선종의 선(禪)에 기원한다. 그러나, 마스노 순묘에게 단순히 단순함과 평온함을 표현하는 것은 젠가든의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으나 진정한 의미에서 젠가든을 나타내지는 못한다. 외양을 넘어선 선종 불교의 절제된 수행자에 의해 만들어진 젠가든이 진정한 것이다.

서양에서는 정원을 인테리어 아이디어의 표출 및 하나의 작품으로 다루지만 이것은 마스노 순묘가 의도하는 정원과는 다르다. 마스노 순묘가 설계하는 정원은 마음을 비우고 그 부지와 환경을 읽어냄으로써 의도하는 디자인과 내재된 심미를 가시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이끌어내는 것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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