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의 귀부인, 철쭉나무 재배법

 

 

분류학적 위치와 형태

진달래과에 속하며 학명은 Rhododendron schlippenbachii이다.

속명 Rhododendron은 붉은 장미를 뜻하는 그리이스어 rhodon과 나무를 뜻하는 dendron의 합성어로 붉은 장미같은 꽃이 피는 나무라는 뜻이다.

이 속의 식물은 북반구에 600종정도 나는데 한국에는 8종 9변종이 난다.

종명 schlippenbachii는 철쭉을 한국의 동해안에서 발견한 러시아의 해군 소속 군인이었던 Baron Schlippenbach씨의 이름을 딴 것이다.

높이는 1-4m, 어린 가지에는 가는 털이 있으며 잎은 가지 끝에 3-5개가 돌려나는데 잎대가 거의 없고 넓은 도란형 또는 긴 도란형이며 끝은 약간 오목하다. 잎의 가장자리에는 거치가 없으며 양면에 가는 털이 있으나 표면의 것은 나중에 없어진다. 꽃은 혼아 중에 2-7송이가 달린다. 화관은 직경이 5cm 정도이고 꽃빛은 담홍색인데 상부의 화판 3개에는 적갈색의 반점이 있다.

 

자생지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중국 동북지방과 우수리 지역에서도 난다.

숲속에서도 발견되지만 주로 능선의 햇볕이 잘 쬐는 나지에서 잘 자라며 계곡 부근의 저습한 곳에서는 자라지 못한다. 또한 산불이 발생한 곳에서는 아주 일찍 복구되는 종이다..

 

관상 포인트

진달래과 식물 중 가장 아름답고 기품있는 꽃을 자랑한다. 꽃은 4월부터 5월 사이에 피는 데 모양과 색깔이 무척 우아하여 마치 귀부인을 보는 느낌이다. 꽃의 색은 대개 연분홍색이지만 백색에 가까울 정도의 연한 분홍에서부터 진한 분홍색까지 다양한 변이를 보인다.

폭이 넓은 도란형의 잎은 진달래과의 낙엽수 중 가장 돋보이며 단풍은 갈색으로 든다.

꽃이 필 때 잎도 돋아나기 시작하여 꽃이 한창일 때는 잎도 제법 자라게 된다. 개화기는 진달래 보다는 늦어 진달래가 질 무렵에 피며 산철쭉의 개화기보다는 며칠 정도 빠르다.

 

 

성질과 재배

우리나라 산야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진달래과 식물로는 진달래, 산철쭉 및 철쭉나무를 들 수 있는 데 철쭉은 진달래나 산철쭉 보다는 드물며 보다 높은 산에서 더 쉽게 볼 수 있다. 산철쭉이 그늘진 곳과 습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데 비해 진달래와 철쭉은 습한 곳에서는 견디지 못하며 대신 건조한 곳에서 잘 자란다.

햇볕이 잘 쬐는 곳을 좋아하지만 반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다만 숲속에서는 키가 크게 자라며 꽃 달림이 나쁜 반면 개활지에서는 가지가 짧고 촘촘하게 관목상으로 자라 정연한 수형을 보인다.

내한성이 강하며 척박지에 대한 적응력도 좋은 나무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재배 가능하다.

토질은 유기질이 풍부하고 배수가 잘 되면서 적당히 수분이 유지되는 산성 토양을 좋아한다.

 

번식은 실생과 휘묻이로 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번식법은 실생법이다.

종자는 골돌을 가을 10월경에 채취하여 그늘에서 며칠 말려 종자를 얻는데 너무 익으면 골돌이 자연 열개하여 종자가 흩어지므로 채종 시기가 너무 늦지 않도록 한다.

종자는 수명이 짧아 이듬해 봄까지 두면 발아력이 아주 약해지므로 채종하는 대로 직파한다.

종자가 아주 작으므로 파종상의 용토는 부드럽게 하여 파종하는 것이 좋으며 너무 깊이 덮지 않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진달래과의 수목들은 종자가 작아 화분이나 가온하지 않는 프레임 내에서 파종하는 것이 편리하다.

파종상은 다른 종과 마찬가지로 마르지 않게 관리하며 발아 후에는 햇볕이 잘 쬐게 관리한다. 파종 후 1.5-2개월이면 발아하는데 프레임 내에서 월동시키는 것이 좋다.

철쭉나무를 포함한 진달래과 식물은 산성 토양을 좋아하므로 재배할 때 재거름이나 고토같은 알칼리성 비료는 사용을 피해야 한다.

또 아래로 처지는 가지를 구부려 흙을 덮어두면 새 뿌리가 내리므로 이를 떼어 심는 휘묻이법으로도 번식할 수 있으나 이 방법으로 묘목의 대량 생산은 어렵다.

어떤 방법으로 하든지 철쭉나무는 성장이 느리며 특히 어린 묘목의 성장 속도는 무척 느리다. 삽목이 어려워 대량 번식이 어렵고 성장이 느린 점이 철쭉나무의 재배와 공급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가 된다.

 

철쭉나무에 피해를 입히는 병은 특기할만한 게 없으며 충해로는 하늘소의 유충이 수간에 구멍을 뚫는 수가 있다.

 

 

조경수로서의 특성과 배식

우리나라에 비교적 흔히 자생하는 나무이면서 꽃과 수형이 기품있는 나무이지만 조경수로의 이용은 극히 미미하며 애호가들이 한두 그루 정도씩 구해 심는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번식과 양묘가 어려운데다 성장이 느려 묘목의 보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쉽게 번식되며 잘 자라는 왜철쭉(영산홍)이 워낙 많이 값싸게 공급되고 있으므로 철쭉나무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설 자리가 없기도 하다. 그러나 봄이면 곳곳에서 붉고 흰 원색의 왜철쭉이 우리를 질리게 하는 조경 현실은 좀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나 싶다.

앞으로는 고급 꽃나무로 우리 자생 철쭉의 보급과 식재가 많아졌으면 한다.

성장은 느리지만 나무의 수명이 길고 기품이 있으므로 한그루씩 심어도 좋고 지금의 산철쭉이나 왜철쭉 또는 진달래 대신 집단 식재하여 가꾸어도 좋을 것이다. 정서적으로는 고궁이나 고택 사찰 등에 잘 어울리는 나무라 할 수 있다.

산철쭉이나 진달래 등에 비해 이식을 싫어하는 편이므로 큰 나무는 분을 크게 떠서 옮기는 게 안전하다.

 

 

 

 

▲ 정계준
경상대 과학교육학사
경상대 생물학석사
고려대 생물학박사
현, 경상대 생물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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