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식(회장·조경기술사)

지난 7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4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서 해외순방 결과 보고회를 가졌다. 4당 대표들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기다리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과 찻잔을 나누는 순간 꽃매미 몇 마리가 대통령의 옷에 붙는 바람에 추미애 대표와 임종석 비서실장이 함께 손으로 쫓는 장면이 TV화면에 잡혔다. “이거 저 무슨 매미... 중국매미..... 대단히 해로운겁니다.”라는 대통령의 설명이 있었고 꽃매미 소동의 해프닝은 거기서 끝났다.

국정에 골몰하고 있는 대통령에게도 각인된 중국매미는 꽃매미 혹은 주홍날개 꽃매미로 불리는데 중국 남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매미는 2006년에 처음으로 서울 관악산에서 발견되었고, 2010년을 전후해서 전국에 대량으로 나타났다. 포도와 대추, 배, 복숭아, 매실, 감, 살구, 무화과 등의 유실수와 가죽나무, 찔레, 굴참나무, 목련, 버즘나무, 버드나무 등의 조경수에 발견됐다. 꽃매미는 나무의 수액을 흡즙하여 그을음병을 유발하고 심하면 나무가 죽게 된다.

꽃매미는 5월 중순에 부화하기 때문에 이때를 놓치지 않고 방제를 해야 하는데 이번에 청와대에 나타난 꽃매미는 이미 성충이 돼서 방제가 어려운 상태다. 지금 약을 뿌려도 꽃매미는 날개가 있어서 몇 마리만 죽고 도망갔다가 다시 오기 때문에 제거가 불가능하다.

과거에는 보지도 못한 꽃매미 같은 해충들이 한반도를 습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라고 한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아열대 지대에 속하게 된 대한민국이 감당해야하는 숙제가 너무 많고 심각하다.

꽃매미의 피해를 많이 보는 포도농가에서는 예찰을 통하여 5월 약충기에 방제를 실시해서 피해를 줄이고 있으나 공원이나 가로수 같은 경우에는 방제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있어서 그대로 당하기 일쑤다. 더군다나 지구온난화에 익숙하지 못한 행정이 새로운 병충해를 감당하기엔 아직 역부족인 상태로 보인다.

조경관리에 대한 중요성과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조경시장 중 조경관리 분야가 50%에 육박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추세를 실감할 수 있다. 가뭄과 홍수 그리고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변수가 많으며 이에 대응하지 못하여 식물이 존재하지 못하면 인간의 생존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조경관리의 중요성을 감안하고 지금의 조경교육을 생각해보자. 부산대학교 김동필 교수의 의견을 들어보면 심각하다. 대학교에 조경관리 전공 교수가 없어서 학생들이 수목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수목의 식재기반 조성은 수목의 생육과 면역력 증강에 필수적인데 실제로 공사 중에 좋은 식재지반 조성에는 소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무를 가장 많이 죽이는 사람이 조경인이라는 부끄러운 얘기가 현실이다.

이런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시방서와 품셈도 기후변화와 가뭄, 홍수에 적합하게 조정되어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변하지 않은 시방서와 시공방법은 미래의 조경산업을 죽이는 일이 된다. 병충해 방제를 비롯한 조경관리를 조경전문가에게 맡기면 식물이 매우 건강하다는 결론이 나와야 조경전문가로서 인정을 받을 수가 있다. 일본은 1991년부터 나무의사제도를 도입했다. 이보다 25년 이상 뒤져있는 조경관리 시스템 가지고는 전문성을 인정받기가 어렵다.

조경의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학계와 연구기관, 업계가 함께 조경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보공유가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또한 조경전문가를 위시해 인근분야 전문가들이 협업을 통하여 체계적이며 과학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중국매미가 청와대를 날아다니는 지금에 와서 방역회사를 불러서 약을 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그래서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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