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대한 부분은 녹화를 너무 녹화로만 보지 말고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활용을 해야 한다. 문제는 해결하는 게 아니라 사실은 우리가 자연하고 동등한 어떤 생태서비스를 받을 수는 없지만 도시에 살면서도 자연의 혜택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게 순서다.”

▲ 김현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소장

김현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소장은 미세먼지에 관한 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경계에서 미세먼지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미세먼지를 조경을 통해 원인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조경을 통해 미세먼지에 대한 문제를 조금이나마 잡아가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미세먼지 발생에 대한 문제를 얘기할 게 아니라 발생된 미세먼지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세먼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이것을 어떤 방법으로 제거해 나갈 것인지를 생각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미 제시된 문제에 대해 ‘왜 이런 문제가 만들어졌느냐’하는 문제는 차후 강구되어야 할 부분이고, 오히려 문제를 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견해다.

악순환의 연속

“미세먼지는 자연에서 보면 바람이 실어 나른다. 그럼 그것을 잡는 것은 식물들이 한다. 그다음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가라앉게 된다. 하지만 많은 양이 떠있게 되는데 이를 많은 양의 비(강수)를 통해 끌어 내릴 수 있다.”

김 소장의 간단한 공식에 의한 답이다. 중요한 핵심이 바로 빗물에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답변이다. 그는 사실상 공기 중 대기먼지를 해결해 주는 것은 강수현상뿐이라고 보고 있다. 미세먼지에는 중금속과 같은 오염물질들이 포함돼 있을 수 있는데 강수에 의해 녹지에 도달하면 식물이 거르고, 땅이 거르고, 토양의 미생물들이 분해하게 된다.

자연의 순리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와 자연의 순리만을 이해시키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은 아니다. 다만 김 소장이 하고자 하는 말은 바로 물순환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형성된다. 원인은 있어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의 순환이 이러한 문제를 풀 수 있지만 도시계획의 기본 구조는 더욱 어렵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그가 지적하는 도시계획의 기본 구조에 있어서 조경분야의 문제뿐만 아니라 도시건축과 토목, 부대토목에 이르기까지 함께 고민하고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든다면 조경분야의 경우 가로수 식재를 위해 배불뚝이처럼 흙을 쌓은 후 나무를 심는다. 비가 내리면 물이 흘러 하수관으로 들어가고, 하수에서 처리가 안 된 각종 먼지들은 보도나 도로에 그대로 남게 된다. 이것들이 마르면 다시 공중에 뜨게 돼 결국 반복되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건물에서도 똑 같이 나타난다. 건물 옥상에서 하수관으로, 외벽에서 흐른 오염된 물들은 그대로 하천이나 도로로 유입된다. 이 또한 무한적으로 반복하게 된다. 결국 미세먼지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거치면서 고도로 농축된 미분들이 발생과 재생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없어지지 않고 인류를 위협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녹지용량 확대와 녹구조 개선

“지금 선진국에서는 스웨일(Swale : 지형 중 함몰된 움푹 패인 곳)을 많이 만든다. 이유는 간단하다. 비가 내려 물이 떨어지면 구배를 줘 흐르도록 해서 스웨일 안 쪽에 협착물이 쌓여 물만 넘치게 한다. 이를 반복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식물과 토양이 분해를 하고, 침투가 일어나면서 저류가 돼 농축된 미세먼지들이 자연스럽게 녹지로 흡수되도록 하는 원리다.”

이러한 논리는 물 순환의 가치를 이해하면 쉽게 풀 수 있는 부분이지만 현재의 도시계획들을 보면 물에 대한 흐름이 흘러 내려가게 하는 데만 급급한 실정이다. 하수로 보내면 된다는 그런 구태를 보이는 것이다.

지난 1980년대 독일 프랑크푸르트 비교 통계 자료에 따르면 가로수가 많은 곳과 빈약한 곳의 미세먼지 양을 측정한 결과 가로수가 많은 곳에서 측정된 미세먼지 양이 녹지가 빈약한 곳의 양보다 최대 1만 배 가량의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러한 사실은 녹지용량의 차이가 먼지를 얼마나 잡아주느냐 하는 문제를 풀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통계를 보더라도 분명한 것은 녹지용량 확대의 중요성과 녹지구조의 개선은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도심의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말한다.

“녹지에 나무가 서 있어야 할 공간에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건물들이 즐비하게 서 있다. 자연의 허파가 없어졌지만 우리가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살기 위해 나무를 깎고 산을 깎아 건물을 세웠다. 그렇다보니 홍수가 생기고 열섬현상, 미세먼지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녹지용량 확대과 그에 따른 구조 개선이 절실하다.”

이에 김 소장은 위협적이라는 극단적인 판단보다는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건물을 줄기로 보고 잎을 다는 행위를 벽면녹화로 보는 것이다. 여기에 토양을 씌우고 식물이 자랄 수 있게 해 주는 것을 옥상녹화로 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조언도 이어진다.

도시생태 물순환 관점에서 녹지용량 확대와 녹구조가 바뀌어야 하고, LID(Low Impact Development : 저영향개발) 디테일들이 도로와 광장 모든 부분에 확산돼 적용돼야 한다고 김 소장은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인위적으로 에너지를 쓰지 않고 순수하게 조경과 부대토목, 토목, 건축에서 해결할 수 있다. 이것을 가지고도 안 될 경우 액티브 전략(Active Strategy)도 생각해야 한다.

액티브 전략의 경우 한 예로 버스 중앙차로의 BRT(Bus Rapid Transit) 교통섬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곳은 소음과 먼지, 그리고 열에 완전히 노출된 지역이다. 이 곳에 넝쿨과 같은 식물을 심어 먼지와 열을 식힐 수 있는 방안처럼 액티브 전략을 고심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국의 경우 빌딩에서 한 여름철에는 미스트를 뿌려 쿨링을 유지하고 먼지도 잡는 효과도 보이고 있으며, 빌딩 벽면에 물을 흘러내려 보내는 것도 미세먼지 억제에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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