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에서부터)김은수(고려대 3학년), 이정철(고려대 3학년), 한지연(서울시립대 4학년), 조재현(고려대 4학년)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학생들과 고려대 조경학과 학생들이 연합하여 뭉치더니 결국 일을 내고야 말았다. 지난해 ‘2015 주민참여 골목길 가꾸기 사업’ 공모에 고려대와 서울시립대 학생들이 공동으로 작업을 하면서 주요 콘셉트인 ‘메아리 길’의 의미를 되살려 회기로23나길 일대를 꽃길로 바꿔 놓은 것이다.

그리고 지난 2일 서울시에게서 푸른마을분야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무서운 조경계의 아이돌로 등장한 것. 그 주인공들을 만나 조성 과정에 대해 들어 보았다.

부족함은 채움에 있다

처음 골목길 가꾸기 사업 공모에 참여를 준비하던 학생들은 서로 각각의 작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것은 주민참여 골목길 가꾸기 사업 조성 참여를 위해서는 많은 인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고려대 조경학과는 인적 자원의 문제가 있었고, 서울시립대는 자격 기준 중 비영리단체증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것이 흔히 말하는 ‘협치’에서 답을 찾은 것이다. 고려대와 서울시립대가 연합을 구성하여 참여한 것이다. 또한 팀명도 단체증을 보유하고 있던 고려대 조경학과의 이니셜 KULA(Korea University Landscape Architecture)을 그대로 이용했다. 이렇게 부족함은 채움에 있다는 사실을 실천한 것이다.

▲ 타일을 이용해 만들어진 모자이크는 골목길을 화사하게 만들어 으슥한 분위기를 상쇄시켰다.

소통을 주제로 한 ‘메아리 길’

이들이 조성한 골목길의 주제는 ‘메아리 길’이다. 이는 하나의 울림이 서로에게 전달되어 또 다른 울림이 이어져 지속적인 소통이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한 것이다.

“대상지 회기로는 주변에 외대와 경희대, 고려대가 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하숙과 자취를 하고 있다. 그러나 서로 지나다니면서도 서로에게 관심이 없고 지나친다.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 서로 간에 소통이 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조성을 함에 있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처음 주민들 반응은 냉랭했다. 학생들이 무엇을 하든 관심 대상이 될 수 없었고, 못마땅한 시선만 있었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주인 없다’는 말이다. 적극적인 협조를 바랐던 것은 아니지만 무관심에 조금은 힘들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의 진정성을 이해해 주었고, 점차 주민들이 마음을 열어주면서 많은 추억과 보람을 가질 수 있어 기쁜 마음이 가득하다.”

▲ 회기로23나길 골목길의 화단은 이질감 상쇄를 위해 벽돌의 색도 통일했다.

99점의 만족과 1점의 가능성

조성된 골목길을 보면서 어느 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느냐는 말을 건넸다. 이에 대해 이들은 99점을 주었다. 메아리 길 조성에 따른 실력이나 스킬에 대한 후한 점수가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값진 열정에 대한 점수일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1점.

나머지 1점에 대한 의미는 바로 이들의 가능성에 대한 점수이다. 현재의 채워진 점수가 아닌 미래에 돌려받을 1점의 의미일 것이다.

이들은 각종 공모전에 참여할 것을 권장했다. 공모전을 통해 설계와 현장에 대한 실질적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우리와 같은 조경학과 학생과 또 후배들이 우리를 통해 많은 것을 느껴주길 바란다. 공모전에 직접 참여하여 설계하고 시공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고, 현장이 아니면 모르고 지날 수 있는 일들도 많아 앞으로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KULA 이름으로 참여한 인원은 모두 20여 명이다. 그리고 이들을 위해 멘토를 자임한 박현심 서암조경공사 기술사, 길준호 선진엔지니어링 기술사 등 단합된 서울시립대와 고려대 학생들의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협력 플레이는 분명 조경계의 미래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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