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쿠츠크 국립대 부지에 러시아 최초로 한국정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정원이 완성 되면 한국과 러시아를 이어주는 다리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알렉세이(Dr.Aleksey Ponoarev) 러시아 이르쿠츠크 국립대 식물원 박사(조경디자이너)는 7일 서울 프리마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수목원, 식물원의 관리와 교육에 대한 경험 공유’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이란 등 5개국 150여 명이 참석하는 국제 심포지엄과 제6차 동아시아 수목원·식물원 네트워크(East Asia Botanic Gardens Network: EABGN) 회의로 관련 업무와 경험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자리다.

 ‘EABGN’ 회의 이후에 진행된 이번 국제 심포지엄은 4개의 섹션, 11개의 주제 발표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날 2번째 섹션부문에서 ‘한국정원 조성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은 알렉세이 박사는 “러시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국립대 부지에 조성될 한국정원 크기는 약 2000㎡로 한국 전통정원의 요소를 담고 있다”며 “계류, 정자, 의자, 연못이 조성된 공간과 자연적인 생태공간으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르쿠츠크 국립대 한국정원 조성 프로젝트는 김용식 영남대 조경학과 교수, 한국 총영사관 및 시민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정원이 완성되면 이를 통해 한국과 러시아의 조경분야 등 추후 프로젝트 진행 때 중요한 플랫폼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이며 더 나아가 정원 관련 교육, 과학, 보존, 건축, 공공서비스 분야의 협력 역시 강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현지 어린이, 일반인, 대학생들에게 한국 정원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해줄 수 있어 그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정원의 가치로는 ▲한·러 국제교류 매개체 ▲정원을 활용한 시민단체 교류 ▲휴양 및 여가 이해증진 ▲힐링과 웰빙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생태학적 기능 ▲자연환경과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 제공 등이다.

그 밖에 지바 잠자드(Ziba Jamzad) 이란 국립식물원장이 ‘이란 국립식물원과 이란의 희귀특산식물’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내용이 주목을 받았다. 지바 잠자드 원장은 지난 5월 대통령의 이란 순방 이후 두 국가 식물원 교류의 초석을 마련하고자 참석했다.

그는 “이란의 식물종은 약 8000종이며 다양한 자생종들이 식생하고 있다”며 “특히 식물군은 약 2300종으로 대부분 자그로스 산맥과 엘부르즈 산맥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식물원에서는 꾸준하게 식물 표본을 만들고 있으며 현재는 약 1만5000점이 표본으로 보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역시 심포지엄 발표에서 1904년 첫 식물 표본집 발간을 시작으로 1916년 첫 식물분류학 논문 투고 등 100년 이상의 식물분류학 역사를 설명했다.

또한 이날 한국은 4개 부문 주제 발표를 했다. 특히 김재현 산림청 박사의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과 영구 종자저장 보관소(Seed Vault)’라는 주제가 관심을 받았다.

김 박사는 “부분 개원을 앞두고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는 고산식물 전시원이나 호랑이 숲  등 다른 수목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볼거리들로 가득하며 그 중에서도 핵심 볼거리는 바로 종자를 저장할 수 있는 씨드볼트(Seed Vault)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씨드볼트’란 핵전쟁이나 천재지변과 같은 대재앙이 지구에 닥칠 경우를 대비하여 식물의 종자를 보존해 둠으로써, 훗날 식량 공급의 원천이 되도록 종자를 저장하는 곳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세계고산식물의 연구 및 전시기능을 수행하는 대형 한냉 온실인 알파인하우스 ▲백두대간 자생식물의 생태적 가치와 산림유전자원 보전을 위한 공간인 백두대간자생식물원 ▲국내·외에 서식하는 진달래속(Rhododendron) 식물을 중심으로 수집해 전시하는 진달래원 등 총 26개의 주제 전시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 밖에 최창호 천리포 수목원 부장의 ‘천리포수목원의 가치와 브랜드 제고전략’이라는 발표로 수목원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식물종을 알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됐다.

이유미 국립수목원 원장은 “이번 회의와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동아시아 지역 식물원과 수목원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이며, 회원국 간의 협력이 강화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6차 동아시아 식물원·수목원 네트워크(EABGN) 회의는 동아시아 지역 식물원·수목원의 각 대표가 ‘동아시아 식물원 네트워크’ 발전을 위해 논의 하는 자리다. 2006년 중국 난징에서 제1차 회의가 시작됐다.

이번 회의는 2014년 중국 난징에서 10월에 개최된 제 5차 회의에서 EABGN의 위상과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활동 강화, 차기 6차 회의 개최를 대한민국에서 개최하기로 논의된 것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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