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정원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은 현실에서 K-가든의 개념을 정립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 정원의 정체성을 뽑아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신한류라는 현대적 트렌드를 반영해 과거지향적이지 않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현대적 요소를 통해 나름대로의 K-가든을 만들어보려고 시도했다.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을 정원 안에서 공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지나간 것이라 치부되지만 현재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변용될 수 있는 소재로써 마중물을 선택했다. 옛날 마당 수돗가에 있었던 펌프는 마중물 한 바가지만으로 지하에 있는 물을 끌어낼 수 있었다. 마중물이라는 복고적 소재를 모티브로 해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는 정원으로 은유했다.  

K-가든이라는 주제를 받고 힘들었거나 좋았던 점은?

처음에 문구만 들었을 때 자칫 함정에 빠질 수 있던 위험요소가 있었다. 무엇이냐면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모티브로 해 그것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생각이었다. ‘K-가든, 가장 한국적인 멋을 담은 신한류 정원’이라는 주제를 받고나서 꼭 전통적인 요소를 모방하거나 복각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라 혼란스러웠다. 다른 문화영역도 마찬가지겠지만 과거의 전통적인 요소를 반드시 신한류 문화의 콘텐츠로 고집할 필요는 없다.

K-가든에서 신한류 트렌드를 담을 수 있는 부분이 어디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현재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규정하는 것이 무엇인가부터 고민했다. 복고적인 것이지만 현대적인 카테고리 안에서 녹여내고 싶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에 역점을 뒀다.

지난 코리아가든쇼와 비교해 장단점을 손꼽는다면?

지난해에도 스텝으로 코리아가든쇼에 참가했다.

전통으로 흘러갈 수 있던 요소들을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호평한다. 지난해 작품 같은 경우에는 리얼가든이 많았던 반면 올해는 콘셉츄얼 가든이 많아 주제의 다양성 측면에서 발전했다고 본다.

또 지난해 같은 경우 작가들끼리 모이기가 힘들었다. 반면 올해는 기존 박람회장에서 쌓은 젊은 작가들의 커뮤니티 때문인지 작가들끼리 공조체계가 잘 돼 있는 편이다. 경쟁 관계지만 서로 협력하며 작업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다.

▲ 윤환기 작가의  '마중물'

코리아가든쇼에 바라고 싶은 점은?

간판에 작가사진이 있어 작품과 작가의 매칭이 잘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영문설명도 병행표기 됐으면 좋겠다. 관람객들의 편의성을 위한 배려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폰서 유치가 더 필요하다. 기업들 후원도 절실하다. 예산이 어느 정도 확보되면 작가들 활동도 더 활발해질 것이다. 코리아가든쇼가 국내에서 가장 큰 가든쇼인 만큼 작가들이 완성도 있는 작품을 위해 매진할 수 있다.

향후 계획은?

이번 코리아가든쇼 작품을 만들고 나니 욕심이 더 생긴다. 처음에는 경력이나 추억 쌓기 정도로 시작했는데 여건만 맞는다면 계속 가든쇼에 출품하고 싶다. 개인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고객이 아닌 내 돈으로 만들기 때문에 자유롭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작품에서 선보인 정원의 실험적 요소도 실제 시공사례에서 적용시켜보는 기회도 역으로 생긴다. 한마디로 잠재적 경제성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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