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의 경영과 관리에 대한 관심이 2010년에 잠시 반짝인 적이 있었다. 이 분야의 국제 조직인 ‘국제 공원 및 레크리에이션 행정연맹(IFPRA)’의 한국위원회가 발족이 되면서 “20세기 공원이 휴식과 여가를 즐기는 공간이었다면, 21세기 공원은 도시 발전을 위해 공원을 어떻게 조성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공간”이라며 “이제는 공원을 조성하는 시대가 아니라 공원과 시민이 소통하면서 공원을 관리하고 경영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며 조경분야 뿐만 아니라 건축, 예술 등 모든 분야의 참여로 공원 관리 및 경영에 대한 전문성과 필요성이 대두했다. 그러나 준비 부족과 허울만 근사했는지 아니면 시기상조라고 느껴졌는지 모르겠으나 이 조직은 더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번에는 청년들이 나섰다. 기성세대들의 허울 좋은 출발과 냄비현상을 경종을 울리는 공원경영을 자임하는 모임이 생겼다. 2015년 4월 뜻있는 청년들이 모여 만든 ‘공원경영자임포럼’은 공원경영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스스로 맡은 사람들이 모여 공원과 도시를 이야기하며 각자의 현장에서의 경험을 연결 짓는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에는 2700여 개의 크고 작은 공원이 있는데 앞으로는 도시공원의 경영시대가 열릴 것이고, 그 책임과 역할은 청년세대에 주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출발한 것이다.

공원경영자임포럼의 첫 출발을 한 지난 5월에 마포석유비축기지에서 ‘공터와 공원’의 주제로 열렸고 이어서 카페고가에서 ‘고가산책단’, 어린이대공원에서 ‘어린이대공원’을 주제로 포럼이 열렸으며 6월에는 ‘공원경영자를 자임하다’가 주제가 됐다. 7월에는 ‘경의선 숲길의 주인’이 주제였고,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여섯 번째 포럼은 20장의 슬라이드를 15초마다 넘기면서 각자가 생각하는 공원 이야기를 짤막하게 발표하는 이그나이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강오 서울어린이대공원 원장은 ‘도시공원, 청년을 위한 블루오션(Good to Great)’을 주제로 좋은 디자인과 조성, 관리를 통해 좋은 것을 위대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서울 시내 크고 작은 2700개 공원을 열린 공간(open space)에서 해방 공간(opening space)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닫이공작단 그린씨는 ‘놀이적 삶에 대하여’, 오은비는 ‘팝업놀이터’, 이민옥 서울숲사랑모임 국장은 ‘서울숲’, 김경현은 ‘공원은 아지트다’, 박진 어반비즈서울 대표는 ‘꿀벌 정원-서울에서 꿀벌 키우기’를 발표했다. 황주상은 ‘경의선숲길의 주인을 찾습니다-시민 참여를 통한 숲길 가꾸기’, 똘빈은 ‘노들섬 이야기’, 정대헌 한국조경신문 대표는 ‘공원 경영의 시대에 나는 무엇을 할까’에 대하여 발표했다.

9월에는 ‘중간 평가 및 포럼구상’이 서울숲 가족마당에서 열렸고 청년청에서 열린 여덟 번째 포럼 ‘심포지엄 : 함께 할 사람을 찾습니다’에서는 85명이나 참석을 해서 열기를 모았다. 이후 ‘노들섬에는 유령이 있다’ ‘이행기 프로젝트’ ‘서울혁신파크’ ‘팝업 플레이’의 주제로 포럼이 열렸고 최근 13번째 포럼은 ‘포럼평가와 내년 운영 논의’가 주제였다.

이 포럼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지속해서 다양한 주제와 일반 시민부터 전문가, 공원활동가, 자원봉사자, 시민운영단체, 공원행정가 등의 다양한 계층이 좌충우돌하는 생각과 행동을 정리하여 공원과 사람의 건강한 만남을 통하여 공원 경영의 가능성을 찾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앞으로 30년 동안 도시공원의 경영 시대가 열릴 것이고 그 책임은 청년들에게 있다고 하며 기성세대는 오직 개발에 목숨 걸며 살았다면 다음 세대는 도시공원의 잠재된 사회, 문화, 경제, 생태적 가치를 발굴하고 실현하는 일에 새로운 미래를 찾게 될 것이라고 한다.

외국에서도 다양한 공원 관련 포럼이 있겠지만 우리 청년들이 공원경영을 자임을 하며 나서는 미래 공원경영의 방향성이 주목된다.

내년에는 이들이 또 어떤 이야기를 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여기에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와 후원도 필요한 부분이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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