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광춘 작가의 ‘異空[beyond space]’ 

 

▲ 주광춘 작가

참가계기는?

첫해 열린 경기정원문화박람회 때부터 부스에서 학생들과 함께 정원을 소개하거나 정원 체험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정원문화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경기농림진흥재단에서 진행하는 것에 동참하고 싶어서였다. 정원작품을 통해 한국적인 정원을 제시하고자 이번 박람회에 출품하게 됐다.

 

작품 콘셉트는?

‘異空[beyond space]’이라는 작품 제목처럼 공간 너머 다른 무언가를 제시하면서 동시에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으로서 정원을 동양적이고 한국적으로 해석하고자 했다.

정원에 파벽돌로 쌓은 벽의 흔적이 보이는데, 끊임없는 건설과 해체를 반복한 산업화 시대 경제 성장기를 반영하고 있다. 무너진 파벽돌은 지나간 역사의 흔적이자 과거를 반추하는 구실을 한다.

그 옆에 설치된 원형의 프레임은 과거를 관통하는 시간의 흐름으로 형상화했다. 그 아래로는 연못이 조성돼 있는데, 이는 과거의 흔적과 시간을 흡수한 스토리의 공간이다. 연못을 통해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하고 싶었다. 이러한 한국적 정서는 정화의 기능을 갖추도록 설계된 연못으로 대표되는 동시에 생태정원이라는 수식어로 다가가려 했다. 그럼으로써 기존의 전통정원의 맥을 이어가면서 한편으로 전통정원의 현대적 해석도 가능하게 했다. 존치정원이기 때문에 수공간 설계 때 생태적 고려는 필수였다.

식재 연출도 전통정원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한국 전통정원은 서양 정원에 비해 여백의 미를 자랑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간을 비우고 식재도 자제했다.

경기정원문화 박람회 평가와 발전방향은?

두 번의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통해 정원의 영구존치에 대한 장단점이 이미 지적됐다. 그 중 관리 문제가 크게 대두됐는데 이번에 박람회 장소인 안성맞춤랜드는 공원 유지관리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유지관리 보장만 된다면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작품을 구상할 수 있다.

공원에서 조형물을 보듯이 정원 하나하나가 시민들에게 예술품으로 다가가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다른 정원박람회와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지점이다.

또 하나 일반적으로 정원박람회는 꽃박람회와 달리 식재식물의 생육 특성상 정원 조성 시기가 앞당겨져야 한다. 정원수가 활착할 수 있도록 기간을 가지고 조성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번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조성된 점은 바람직하다. 향후에도 정원박람회에 제도적 장치로 정착했으면 한다 . 이런 다양한 박람회 개최를 통해 국내 정원문화도 한발걸음 진보할 것이다.

향후 작품계획은?

주변에서 전통정원을 찾기가 힘들다. 또 생태정원이나 전통정원을 작업하는 사람도 적다. 상업자본으로 조성된 전통정원이 있긴 하지만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조성을 꺼려한다. 전통정원에 대한 개인 수요가 없음에도 계속 전통정원을 실험하고 연구하는 이유는 얼마든지 전통정원을 현대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앞으로 시장에서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전통에 대한 현대적 해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정원문화발전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정원은 조경과 달리 문화다. 정원은 오브제나 시설로 즐기는 것이 아니다. 대형 아파트단지나 대기업 자본으로 진행되는 정원조성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문화적으로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개인 정원 같은 경우에 특히 그렇다. 아쉬운 부분이지만 한국조경신문 활동과 더불어 올해 조경관련법도 바뀌면서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 주광춘 작가의‘異空[beyond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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