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리츠사업을 추진하면서 분리 발주한 사업을 설계변경을 통해 통합발주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조경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LH는 리츠사업을 추진하면서 1호부터 4호까지(총 16개 블록) 분리 발주해 공사를 추진하다가 조경 발주를 눈앞에 두고 설계변경을 통해 통합발주를 검토하고 나섰다. 곧 발주 예정인 5호와 6호 그리고 이후에 추진되는 모든 리츠사업은 통합발주 하기로 이미 확정된 상태다.

리츠사업의 통합발주가 추진되자 조경계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통합발주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대한건설협회 조경위원회(회장 : 김창환)가 지난달 28일 리츠사업을 추진하는 금융사업처를 방문해 ▲조경 통합발주 반대 ▲이미 계약한 공사의 설계변경 통한 통합발주 반대 등의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전달했다.

(사)한국조경사회(회장 황용득)는 LH 리츠사업의 통합발주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10일 열리는 ‘대한민국 조경인 체육대회’에 참석하는 700여 조경인을 대상으로 설계변경을 통한 통합발주에 대한 반대 서명을 받아 체육대회가 끝난 이후 서명지와 한국조경사회 의견서를 첨부해 LH에 전달할 계획이며, 추이를 보고 항의방문도 고려하고 있다. 5호 사업부터 적용하기로 한 통합발주에 대해서도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단계별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조경 관련 6개 단체로 구성된 (재)환경조경발전재단(이사장 정주현) 역시 6개 단체 공동명의의 반대공문을 보내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계 뿐만 아니라 통합발주에 반대하는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는 지난달 17일 분리발주를 건의하는 공문발송과 함께 LH 사장 면담을 하기도 했다.

조경계에서 크게 반발하는 대목은 분리발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1호~4호 사업이 설계변경을 통해 통합발주를 추진하는 대목이다. 사업이 추진 중인 4호까지 총 16개 블록이 포함되어 있으며, 조경공사비는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조경계 관계자는 “분리발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에서 설계변경을 통해 이미 계약한 토건업체로 조경을 통합발주하는 건 중소업체의 수주기회를 박탈할 뿐만 아니라 대형건설사에 특혜를 주는 불공정거래”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또 다른 조경계 관계자는 “어려울 때일수록 조경인의 단합이 필요하며,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만이 조경계가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이다”라며 조경인의 참여를 독려했다.

한편 LH에서 추진하는 리츠사업은 LH의 용지를 리츠사업을 위해 설립된 컴퍼니가 매입해 공동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공공임대사업이다. 미분양 때에는 감정평가를 통해 LH에서 미분양 분을 매입하게 된다. 사업발주는 민간사업으로 추진되며, LH는 컴퍼니로부터 리츠사업을 대행하고 있다.

현재 리츠사업은 4호까지 발주되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5호와 6호는 9월 안에 발주될 예정이다. LH는 2017년까지 총 6만 호(1~6호까지 2만4000호)를 리츠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이는 LH의 공동주택 사업의 30%를 차지한다.

LH 리츠사업 관계자는 “현재 공사가 진행되는 4호까지는 설계변경을 통해 통합발주를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발주될 5호부터는 통합발주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리츠사업은 컴퍼니가 발주하는 민간사업이며, LH는 그 사업을 대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관련 업계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난감하다”면서 “설계변경을 통한 통합발주 검토 건은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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