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문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문화라는 말을 정확히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매우 어려운 말이지만 자연과 대립되는 말이기는 한 것 같다. 하지만 자연상태 위에 인간이 인위적으로 작용을 가해서 만들어 낸 산물이며 인간의 역사를 내포하고 있다.

문화를 가진 사람을 문화인이라고 하며 흔히 교양이 있다고 말하며 문화를 영위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문화는 한 시대나 사회의 물질적, 정신적 발전을 의미하며 인간의 진화 과정의 산물이라고 한다. 예술이나 정신적 산물이 문화로 표현되고 생활 양식과 상징적인 체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이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문화를 중시하여 문화융성위원회가 운영되고 있고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정해서 국민 개개인이 문화예술로 보다 풍성한 삶을 향유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경계에도 문화가 가미된 활동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조경이나 정원 활동 자체를 문화 활동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기업에서도 각종 문화 행사를 유치하기도 하고 사회적 책임의 표현 방식으로 기부문화도 장려되고 있다.

이러한 문화활동의 가치를 높이려면 함께 참여하는 구성원이 많은 것이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는 단편적으로나 일시적인 이벤트나 활동으로는 인식될 수가 없다. 또한 문화로서 인식이 되어지면 쉽게 바꾸기도 어렵다.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 건설사업부 조경디자인그룹에서 Design Lecture 시리즈를 올해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Landscape in Detaill’이란 주제로 다양한 디테일 방법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설계 실무 인력의 설계능력 향상을 제공한다는 회사의 기획 의도인데 자사 직원 뿐만 아니라 모든 조경인들에게 개방을 하고 있다.

2011년부터 매년 4회씩 개최한 Design Lecture는 James Corner, Peter Walker 같은 외국의 유명한 조경가를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서 강연을 들려주고 있다. 때로는 커다란 강당에 입추의 여지가 없는 많은 청중들이 운집하여 많은 관심사가 된 적도 있었다. 2013년 부터는 주제를 가지고 Lectur가 진행되고 있다. New Urban Landscape(도시 조경의 새로운 지평)에 대한 주제가 있었고 작년에는 Landscape with Plants(조경식재의 새로운 담론)를 주제로 Design Lecture가 진행됐다.

지난 주에는 올해 두번째 시리즈로 최재혁 소장(비오이엔씨)이 ‘조경 리얼리티’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최 소장은 이날 강연에서 공간의 감동은 디테일로 이루어지며 디테일은 조경디자인의 총괄적인 리얼리티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조경의 최종 목적은 Healing에 있으며 이를 위하여 조경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강연이 끝난 후에도 대화를 통해서 조경가가 가져야하는 덕목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제일모직의 조경디자인그룹에서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Design Lecture 시리즈는 이제 조경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보다 많은 조경인들이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한국조경신문을 비롯한 조경 언론에서 이 행사에 대한 공지를 했고 대기업이 조경부문에서의 책임과 역할을 잘 해주고 있어서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좋은 행사에 참여하고 공유하는 조경인이 너무 적어서 아쉬움이 컸다. 혹자는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서 그런 강연을 들으러 다닐 정신이 있겠는가라고 반문을 할지 모른다. 하지만 어려울수록 이런 문화는 우리가 지켜주고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의 시대에 문화가 결여된 전문분야는 도태되기 쉽다.

어려울수록 한 번쯤은 숨을 몰아 쉬기도 해야 하고 주변도 돌아봐야 한다. 조경문화가 좀 더 성숙되지고 국민에게 정착된다면 조경시장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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