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추모공원은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니다
[김부식 칼럼] 추모공원은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니다
  • 김부식
  • 승인 2015.04.23
  • 호수 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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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부천시·안산시·시흥시·광명시의 5개 기초단체가 공동 추진하고 있는 광역 화장장인 ‘함백산 메모리얼파크’가 화성시 매송면 숙곡리 일원 36만3000㎡의 부지에 화장로 13기와 장례식장 6실 등이 계획되고 있다. 그러나 인근 수원지역 주민들이 메모리얼파크 조성을 반대하며 계획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실제 화장장과 가까이 있는 숙곡리 주민들은 환영하고 있는데 말이다.

우리나라 국토의 65%가 산이고 묘지 면적이 약 10만ha의 면적으로 1%를 차지하고 있다. 고속도로나 국도를 지나다보면 묘지가 양지바른 곳에 많이 조성되어있음을 볼 수 있다.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절반이 넘는 산지가 묘지로 훼손되고 있다.

세종시를 가다보면 고속도로 초입에 은하수공원이 있다. 그곳은 국토의 묘지화를 염려하던 고 최종현 SK그룹 전 회장이 “화장장을 조성해서 기증하라.”는 유언을 받들어 조성된 곳이다. 당초에 은하수공원이 조성되기 이전에 서울시 서초구 원지동 일대에 추모공원을 조성하기로 결정된 적이 있다. 서울시와 SK그룹이 양해각서를 통해서 추모공원을 계획하고 시공회사도 정했다. 그러나 서초구와 강남구민의 극렬한 반대와 SK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서울의 추모공원 조성은 불발됐다. 그래서 서울시가 아닌 세종시에 은하수공원을 조성하여 기증이 됐다. 얼마 전 4월 뚜벅이 행사가 세종푸르지오 아파트(2592세대)와 은하수공원을 다녀왔는데 두 시설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도 적당한 거리로 이격되어있고 문화 휴식시설로 인식되어 전혀 갈등요소가 안보였다.

아직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민들이 화장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새벽부터 발인에 나서고 1시간 이상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며 부족한 화장시설 때문에 장시간 대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화장률이 1993년에 19.1%이던 것이 20년이 지난 2013년에는 76.9%로 높아졌다. 경남 통영시의 화장률은 96.2%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장묘시설과 수목장 공급이 이용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장사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내 집 주위에는 안 된다는 집단이기주의로 곤란을 겪고 있다.

서남권 광역 화장장 건립 문제로 정읍시·부안군·고창군과 김제시 지역주민 간의 갈등이 엊그제인 4월 21일에 3년 만에 봉합이 됐다. 주민 설명회를 통해서 화장장 인근 지역에 대한 보상과 환경오염 방지책을 마련하기로 한 것에 동의가 된 것이다.

서남권 화장장 건립의 갈등이 봉합되던 같은 날에 함백산 메모리얼 파크 조성 기자회견이 현지에서 열렸는데 수원 호매실지구 주민들이 화장장 건립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였다. 발표를 살펴보면 이곳은 다른 지역의 광역화장장보다 더 친환경적이며 주민 편의시설이 화려해 보인다. 유해물질 모니터링시스템을 도입하고 주민에게 시설을 개방하는 친환경 화장시설을 건립한다고 한다. 또한 부지의 2/3을 공원으로 조성하고 국내 최고의 조경전문가를 초빙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스웨덴의 ‘우드랜드’처럼 아름답게 조성하겠다고 하며 문화체육예술인 묘역을 조성해 기념음악회와 전시회 추모행사를 개최하여 문화 관광시설로 조성하는 제안도 했다. 광역화장장과 연계한 매송KTX역 신설 보너스도 추가됐다. 화장장이 오히려 지역발전의 계기가 되는 셈이다.

이제는 추모공원을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니고 시민 휴식공간으로 인식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김부식
김부식 kbs3942@latimes.kr 김부식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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