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희 작가
영국 그리니치대학, 가든디자인 석사과정을 졸업, 영국 왕립식물원 큐가든, 인턴 가드너로 활동했다. 현재 정원을 설계하고 정원디자인을 교육하는 ‘아이디얼가든’ 소속의 가든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설명
‘어느 노부부의 낮잠(한여름 느티나무 풍경)’은 정자나무가 삶의 일부였을 어느 노부부의 한여름 일상을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작가는 노부부가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돌무더기에 돌 하나를 올려두고 마을 사람들과 모여 앉아 지친 마음을 풀어내다가 나무 밑에서 잠드는 이야기를 정원에 담아내고 그 모습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

느티나무에 불어오는 산들바람은 곡선 형태의 동선으로 표현됐다. 작가는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공간을 휴식 공간으로 정하고 이웃과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소통 공간과 돌무더기와 고목에 연약한 마음을 의지하는 신앙 공간 등을 그려내 우리 고유의 정자나무 풍경을 표현했다. 식재는 마을 어귀의 정겨운 식물과 새참으로 즐겨 먹던 식물, 바람의 움직임을 연출해내는 풀로 구성했다.

작가는 “이렇듯 우리의 일상이었던 느티나무 풍경이 사라지면서, 그 장소가 베풀어주었던 쉼과 나눔, 그리고 간절히 기원하는 여유까지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우리의 삶과 함께하며 쉼과 위로를 주었던 그 공간이야말로, 기억하고 지켜야 할 우리 고유의 정원이라 본다”고 한다.

▲ 신은희 작가

1. 2015 코리아가든쇼 15인 작가로 선정된 소감
나만의 디자인으로 온전히 한 작품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인데 코리아가든쇼를 통해 이렇게 작품을 조성할 기회가 생겨서 정말 좋다. 회사 일을 하면서 정원을 조성한 적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작품을 조성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개인의 아이디어와 디자인만으로 정원을 만드는 일은 회사에서 쉽게 할 수 있지 않다. 좋은 기회인 것 같다.

2. 중점적으로 연출한 사항 및 방문객의 관람 포인트
사람들이 정원을 보고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꾸미고자 했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 가져다 놔도 낯설지 않고 어우러지는 정원을 만들고 싶었다. 어디에 두어도 자연스럽게 주변 풍경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재료나 식물을 선택할 때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재료를 많이 사용했다. 그래서 일단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친근한 식물을 심었다. 예를 들면 매발톱이나 패랭이, 보리 등의 친근한 식물을 사용한 점이다. 보는 분들이 그런 식물이 가진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자세히 봐주셨으면 한다. 또 다른 감상 포인트가 있다면 ‘이야기’다. 그냥 보기에는 정자나무 아래 풍경이지만 이 안에 느티나무가 삶의 일부였을 어느 노부부의 일상이 담겨 있다. 이 정원에는 스토리 라인이 있다. 어느 노부부가 마을 어귀 정자나무 아래로 들어서서 돌무더기에 돌을 쌓은 뒤 물을 마시고 정자나무 그늘에 앉은 거다. 사람들과 얘기하다가 새참을 먹고 평상에서 잠이 드는 이야기다. 관람객들도 이런 스토리 라인을 생각하고 보시면 더 좋을 것 같다.

3. 가든쇼에 대한 평가 및 앞으로 방향성을 제안한다면
코리아가든쇼는 정원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각자 이름을 알리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어떤 작품을 만들었는지 홍보할 좋은 기회다. 이런 활동이 앞으로도 더욱 많아지면 좋겠다. 자기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개인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펼치기가 어렵다. 코리아가든쇼에서도 앞으로 많은 개인 작가들이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정원수
교목-느티나무, 산사나무, 꽃사과/관목-공조팝, 불두화, 병꽃나무, 화살나무, 사계덜꿩, 황금조팝/숙근초·초화류-금낭화, 하늘매발톱, 자주달개비, 돌나물, 돌단풍, 왜성도라지, 붓꽃, 백선, 무늬비비추, 무늬병꽃풀, 소로리아 제비꽃, 심발라리아, 아나톨리쿠스 패랭이, 보리, 딸기, 감자, 옥수수, 흰갈풀, 골풀, 청사초, 테누이쿨미스 사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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