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황무지를 개간해 정원을 일궈낸 농부의 이야기가 중국 교과서에 실렸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있는 ‘생각하는 정원’은 성범영 원장(76)이 중국 인민교육출판사에서 발행한 9학년(중학교 3학년 과정) 교과서 ‘역사와 사회’ 하(下)권에 한국 정신문화의 상징 인물로 소개됐다고 7일 밝혔다. 이 교과서는 9월부터 약 5400만 명의 중국 중학생이 보고 배우는 교재로 쓰인다.

성 원장은 이 교과서 제5단원 ‘냉전 시기의 세계’(32쪽)에 두 단락에 거쳐 소개됐다. 해당 단원은 ‘한강 기적으로 본 문화의 힘’이라는 소제목 아래 한국의 현대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이 교과서는 성 원장을 이에 대한 예로 소개하고 있다. 교과서에는 ‘성 원장은 1963년 제주로 가 20여 년간 15만t의 돌과 흙을 운반하며 수도도 전기도 없는 황무지를 개간해 3만㎡에 이르는 정원을 조성했다’며 ‘그는 한국인의 진취적이고 강한 의지와 흔들리지 않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상징’이라고 기술돼 있다.

교과서에는 또한 ‘일개 농부의 힘으로 다년간 시간을 소비해 분재원(정원)을 만들었다. 그의 분투 여정은 공교롭게도 ‘한강의 기적’과 동시해 발생하여…’라는 내용과 함께 성 원장의 얼굴과 생각하는 정원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실려 있다.

성 원장은 1963년 서울에서 셔츠회사 사장을 그만두고 제주로 가 가시덤불로 덮인 황무지를 개간해 현재의 정원을 일궈냈다. 생각하는 정원은 지난 1968년 감귤류와 관엽식물과 분재를 재배하는 청원농장으로 출발해 1992년 분재예술원으로 개원했다.

2000년대 들어 ‘영감의 정원’, ‘영혼의 정원’이 완성됐으며 생각하는 정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성 원장의 이 같은 노력은 중국사회과학연구원에서 펴낸 ‘일본한국국가형상(日本韓國國家形象)’이라는 책에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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