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 칼럼]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윤리강령의 의미
[김부식 칼럼]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윤리강령의 의미
  • 김부식
  • 승인 2015.02.26
  • 호수 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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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제6차 정기총회에서 조합원의 윤리강령이 새로 발의되어 채택이 됐다. 굳이 윤리강령을 제정해야만 하느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지만 그간에 발생한 사안을 보면 윤리의식이 없이 타사 제품의 디자인을 복제하다시피 해 유통시키고 있는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달청에 제품을 등록할 때 디자인에 대한 검증시스템이 없어 유사제품들이 무분별하게 등록되고 있는 상태이고 그러다보니 특허청에 디자인 등록된 제품과 이를 복사한 제품이 조달제품으로 나란히 등록된 사례가 종종 있다.

A사의 신제품이 출시되어 카달로그가 발행되면 1주일 후에 중국에서 같은 제품이 생산되어 중국회사 카달로그에 등장한 것을 보고 아연실색을 한 적이 있다. 그런 중국제품을 손가락질하면서 한 쪽으로는 우리끼리도 그런 사태를 양산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그러나 이런 양상이 반복된다면 조경시설물업 전체가 도매금으로 전락되어 공멸할 수가 있다. 20년 전에 일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우후죽순으로 나타난 업체가 3000개나 되더니 국가에서 철저하게 안전과 품질 디자인을 정비하고 나니 지금은 30여개의 업체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무분별하게 윤리의식 없이 생산하다가 철퇴를 맞고 보니 1% 남짓만 살아남았다. 그 이유는 정부에서 잘못된 제품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여 한번이라도 잘못을 하게 되면 더 이상 동 업계에 발을 못 붙이게 하는 제도가 있기 때문이었다.

유럽에서는 어린이놀이시설안전점검을 관청이나 정부의 지정을 받은 검사기관에서 실시하지 않고 제조업 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래도 잘 유지가 되는 것은 한번이라도 불량하고 안전에 문제가 있거나 인체에 유해한 제품을 생산을 하게 되면 업계에서 영구히 퇴출되는 자체 시스템이 확고히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가?
사회 전반적으로 느슨한 윤리의식과 처벌규정이 재발을 방치하고 있다. 필자는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듯이 과일 중 사과를 무척 좋아한다. 가락시장에서 도매업을 하고 있는 친구 덕에 청송사과를 박스로 정기적으로 적당한 가격에 사먹고 있다. 지난 설 명절에 같이 근무하던 후배가 별도로 청송사과를 보내와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다. 그런데 그때 TV방송에서 청송사과가 아닌 사과를 소위 ‘박스갈이’를 통하여 청송사과로 변장시키는 보도가 나왔다. 왜 그러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하면 사과 가격을 많이 받을 수 있다며 “이러면 좀 어때요?”라는 대꾸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우리 집에 있는 두 가지 청송사과를 비교했더니 맛과 모양이 확연히 달랐다. 어느 것이 진짜인지 모르지만 둘 중에 하나는 청송사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기 다른 사과 맛

보다 상인의 ‘박스갈이’가 당연하다는 인식이 더 씁쓸했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 명예를 먹고 산다는 군인의 최고봉인 전직 해군참모총장, 공군참모총장 등의 군인들과 전직 국정원장 등의 공복들이 보여주는 비윤리적 행태를 보면서 과일상인의 비도덕적행위를 나무라기엔 우리사회가 너무 초라하다.

그렇다고 조경의 품질에 대한 윤리의식의 중요함을 간과할 수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조경이 국민의 불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불신을 받게 되면 이제는 일본이나 유럽에서처럼 업계가 공멸하는 시대가 대한민국에도 도래 한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김부식
김부식 kbs3942@latimes.kr 김부식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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