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로공원 내 한글글자마당

서울 세종문화회관 옆 8855㎡ 규모의 세종로공원은 지난 2011년 11월 사업비 20억 원을 투입해 역사문화공원으로 리모델링해 개장했다.

세종로공원은 조선시대 사헌부와 병조 관아터 부지를 표현하고, 재외동포 및 다문화 가정 등 1만1172명의 국민들이 작성한 한글의 초성·중성·종성으로 조합된 1만1172자를 돌에 세겨놔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세종로공원은 주변의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서울광장의 취약점인 그늘부족과 휴식공간 부재를 극복하기 위한 휴식 및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며, 역사적 가치와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서울시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전용 콘서트홀 부지로 세종로공원으로 확정짓고, 투자심사 등 절차를 밟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시는 현재 타당성 조사 용역 중이며, 향후 투자심사를 거쳐 연말 설계공모를 통해 2017년 착공하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향은 예술의 전당을 빌려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는데, 다른 공연 일정이 많아 대관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또한 서울시 소유의 세종문화회관은 구조상 오케스트라 공연에 부적합해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부지를 물색해왔다.

서울시는 세종로공원을 부지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접근성과 강남북 균형 등을 고려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세종문화회관과 콘서트홀이 함께 있을 때 상승효과도 감안했다고 한다.

문제는 도심 속 녹지공간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서울시가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녹지공간이자 시민휴식 공간인 세종로공원 전체를 훼손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세종로공원은 불과 3년 전 사업비 20억 원을 투입해 리모델한 공원이며, 조성과정에서 1만 1172명의 국민들이 참여한 의미 있는 공원이다. 이런 공원에 단 한 차례 논의과정 없이 콘서트홀을 짓겠다고 하는 건 명분도 약할뿐더러 정책적인 혼선에 대한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콘서트홀이 착공되면 리모델링에 투입된 20억 원의 세금낭비에 대한 논란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세종로공원 터에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이 들어서면 세종로 일대는 문화, 역사, 관광 등의 서울 상징거리로 위상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세종로공원 재개장 당시 시는 광화문-청계천-서울시청-남대문-서울역을 잇는 서울상징가로의 핵심공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곳이다. 3년 여가 지난 지금 서울시는 세종로공원을 밀어내고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부지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세종로공원에 대한 가치와 의미에 대해 얼마만큼의 고민을 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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