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정원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움직임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고 있다. 2014년12월, 경기도와 서울시에서는 각각 시민정원사를 배출하기 위한 행사를 개최했다. 시민정원사는 식물과 정원에 대한 실무적인 능력을 갖춘 인재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지역사회의 발전까지 도모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있다.

▲ 경기농림진흥재단은 2014년 12월 22일 오후 2시 경기도 안양시 대림대학교 홍지관 아트홀에서 ‘제3기 시민정원사 인증 수여식’을 진행했다. <사진제공 경기도청>

12월말 각각 인증·수료식 행사 가져
경기농림진흥재단은 12월22일 오후 2시 경기도 안양시 대림대학교 홍지관 아트홀에서 ‘제3기 시민정원사 인증 수여식’을 진행했다. 이날 수료식에는 수료생 134명을 비롯해 김희겸 경기도 행정2부지사, 김정한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 김영재 푸르미회 회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오경아 정원 디자이너의 ‘정원이 정말 사라지고 있을까?’ 특강으로 시작됐다. 이후 축하공연과 경기녹색문화공동체의 활동 소개 등에 이어 시민정원사 인증서 수여식이 진행됐다.

서울시는 12월19일 오후 1시 신청사 지하2층 태평홀에서 ‘2014년 제2차 시민정원사 이론·실습과정’ 수료식을 진행했다. 이날 수료식에는 수료생 73명을 비롯해 공무원, 서울정원사학교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수료생들이 직접 꾸미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시작한 행사는 ‘사연있는 나무 이야기’의 이장희 작가 초청 특강으로 이어졌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본 교육이 진정한 녹색 여가문화 정착과 생활 속 정원문화를 통해 세대를 아우르는 교감의 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개설로 녹색 갈증을 느끼는 시민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서울시, 시민정원사 양성 과정 공통점과 차이점은?

▲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진행 중인 시민정원사 교육 프로그램

경기도는 2013년 전국에서 처음 시민정원사 인증제도를 마련했다. 서울시는 경기도에서 시행 중인 시민정원사 운영 체계를 벤치마킹해 2014년부터 시민정원사 이론·실습 과정을 운영했다. 각 지역은 ‘시민정원사’ 양성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각자의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 중이다.

2013년 3월부터 ‘시민정원사’ 인증제도를 시행한 경기도는 2014년 12월까지 3차례에 걸쳐 시민정원사 인증 수여식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인증받은 시민정원사는 총 306명(1기 84명, 2기 88명, 3기 134명)이다.

경기도에서 시민정원사 교육 과정을 듣기 위해서는 조경가든대학 수료자이거나 관련학과(조경, 원예, 산림학과) 졸업생 등 자격이 있다. 조경가든대학을 통해 식물과 정원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을 배우고 실습 과정을 거친 뒤에 시민정원사 교육 과정에서 120시간의 봉사·인턴과정을 마쳐야 ‘시민정원사’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앞서 경기도와 경기농림진흥재단은 2006년부터 경기도 내 전문 교육기관을 지정하여 평소 꽃과 나무, 정원 등에 관심이 많은 도민에게 식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실무적인 능력을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조경가든대학을 운영한 바 있다.

조경가든대학 교육은 14주(주1회×4시간, 총 56시간) 동안 진행된다. 교육은 대림대, 신구대 식물원, 수원여대 등 8개 학교 내에서 이뤄진다. 정원은 개별 강의 별 30명, 수강료는 이론·실습과정 65만 원으로 경기도민의 경우 4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경기도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이론 과정을 거친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시민정원사 교육을 진행하고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시민정원사 교육 과정 정원은 각 대학(신구대식물원, 한경대, 수원여대, 대림대, 신안산대 등 5개 대학) 개설 강의별 20명이다. 각대학은 선착 순 접수제를 택하고 있다. 교육기간은 총 30주로 120시간(주 1회, 하루 4시간)에 거쳐 진행된다. 교육내용은 식물이해 16시간, 식물관리 32시간, 정원 조성 32시간, 자기 계발 24시간, 자유 선택 16시간(이론 36시간, 실습 84시간)이다.

강사진은 대학별로 1명씩 배정돼 있다. 교육비는 50만 원으로 경기도민의 경우 25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경기도는 시민정원사 인증 유효기간을 2년(인증을 받은 날 기준)으로 정해뒀다. 다만 2년 동안 96시간의 자원봉사를 한 실적확인서를 재단에 제출할 경우 인증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서울, 꽃으로 피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민들에게 식물․정원에 대한 지식 등을 제공하기 위해 시민정원사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2014년 4월부터 시민정원사 이론·실습 과정을 운영한 서울시는 2회에 걸쳐 총 143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 과정은 경기도에서 진행 중인 시민정원사 교육 과정이라기보다 조경가든대학 과정과 같다. 2014년 처음 시민정원사 양성에 도입한 서울시는 경기도에서 시행 중인 시민정원사 교육과 같은 인증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이론·실습 과정을 먼저 준비했다.

서울시에서 진행된 시민정원사 교육은 서울정원사학교(삼육대, 서울대, 서울시립대)를 통한 위탁 교육 형태다. 교육생 모집은 선착 순 75명으로,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서울인 시민이 신청할 수 있다. 시는 75명의 교육생을 25명씩 3개 그룹으로 나누어 서울정원사학교 3곳에 각각 배치한다.
 
교육은 3개월간 매주 1회, 총 14강(이론과 실습 5:5 비율)으로 구성돼 있다. 삼육대는 정원의 유지관리 측면, 서울대는 정원 만들기 기초, 서울시립대는 정원 식물의 이해 등 학교별 특성화된 교육을 제공한다. 강사진은 학교별 3~4명으로 구성돼 있다. 1인당 수강료는 65만 원으로 서울시에서 40만 원을 지원해주고 있다.
 
시는 서울정원사학교를 통해 식물과 정원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 실습 과정(56시간)을 수료한 수료생을 대상으로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120시간의 봉사·인턴과정을 포함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창업·협동조합 설립 등 사후 활동 활발
서울시의 경우 아직 시민정원사를 배출하진 않았지만 경기도에서는 이 같은 과정을 밟고 배출된 시민정원사들이 실제 창업이나 협동조합 설립으로 공원관리 자원봉사·생활형 일자리 창출 등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2013년 경기도에서 첫 시민정원사 인증을 받은 김은숙(당시 64살), 장인숙(당시 57살), 이순자(당시 62살), 최용숙(당시 62살)씨 등 4명은 소상공인진흥원이 주최하는 ‘시니어 공동창업 육성사업’에 당선돼 응모한 77개팀 중에서 사업비 1000만 원을 지원받는 쾌거를 이뤘다. 이들은 생활공간 어느 곳에서라도 정원(garden)을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창업의 의지를 담아 ‘애니가든(AnyGarden)’이라는 상호를 내걸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또한 2013년 11월에는 고양, 2014년 2월에는 안산, 3월에는 성남, 5월에는 수원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정원사가 ‘시민정원사 협동조합’을 만들어 지역사회에 자발적인 봉사활동과 주부, 시니어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현재 안성과 안양 지역에서도 시민정원사 협동조합을 설립하고자 준비 중이다.

“수료생들 만족도 높아”…지원 계획 등 마련 중

▲ 서울시 시민정원사 이론·실습 과정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사진제공 서울시청>

서울시에 따르면 2014년 시민정원사 교육 과정은 교육생 중 90% 이상이 ‘교육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시 관계자는 2014년 하반기 모집 또한 공고 2일 만에 정원이 마감되는 등 시민정원사 교육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 또한 뜨겁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시민정원사 교육 2기 수료생 안은정 씨는 “정원사학교 교수님들의 세심한 지도와 알기 쉬운 강의를 통해 일상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식물과 정원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며 “다양한 수강생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웠고, 당장 내 생활 주변에서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조경활동부터 해 볼 생각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도에서 시민정원사 인증을 받은 수강생들 또한 긍정적인 반응이다. 수강생들 대부분은 ‘정말 관심 있고 배우고 싶었던 분야인데 경기도에서 이런 과정을 진행하고 있어서 감사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신안산대에서 시민정원사 교육을 마친 이정일(61)씨는 “정말 뿌듯하다”며 “그동안 어떻게 해야 할 지 배운 부분대로 열심히 봉사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여대에서 시민정원사 교육을 받은 양영래(59·여)씨는 “정원을 잘 가꾸는 과정을 깊이 있게 배운 것 같다”며 “집에서 정원을 가꾸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봉사활동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와 경기도에선 시민정원사를 양성하기 위해 2015년에도 박차를 가한다. 경기도는 시민정원사 모집을 시작해 3월부터 교육에 나선다. 교육기간이나 내용은 작년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지만, 인증 후 활동 지원에 대한 부분을 강화할 예정이다.

최문선 경기농림진흥재단 녹화사업부 주임은 “경기도 시민정원사 인증 과정 수업 내용은 대부분이 현장 위주다. 실습을 더 강화하고 지자체와 연계해서 시민정원사를 활용할 방안을 계속 검토 중”이라며 “시민정원사들이 협회를 만들면서 지자체와 연계해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거나 일자리를 원하는 분들도 있는데 아직 길이 열리지 않고 있다. 이런 요구에 도움이 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서울정원사학교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실습 위주의 심화교육인 봉사·인턴 과정을 내년 3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봉사인증 과정을 약 8개월 동안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 과정 교육 대상에 대해 이론·실습과정 수료자, 선유도공원·푸른수목원·서울숲 도시정원사 과정 수료자, 조경·원예·산림 분야 전공자로 제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정원사 유효기간 등 인증제도와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경기도의 체계를 준용할지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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