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균 (사)한국조경학회 신임회장

▲ 김성균 한국조경학회 신임회장

 ‘조경진흥법’ 제정에 따른 기대감과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조경계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조경의 현실에서 조경계의 리딩 그룹인 (사)한국조경학회 수장이 교체된다. 1월 1일. 22대 (사)한국조경학회장 임기를 시작한 김성균 신임회장(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조경업계 활성화 차원에서 업역확대, 교육커리큘럼 표준화, 해외진출, 정책제도 마련 및 강화 등을 역점사업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불거진 환경조경발전재단 공동이사장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기를 시작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기존의 선거제도 개선을 통해 회장이 대물림하는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내세우고 있는 김성균 차기 회장을 만나 조경계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신임회장으로 소감 한 마디?
조경계가 힘들 때 중책을 맡게 돼서 어깨가 무겁다. 회장으로 뽑아준 회원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사업도 참여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 회원 여러분의 관심과 도움 부탁한다.

조직개편의 특징은?
기존에는 조경을 분야별로 구분하고, 각 담당부회장을 배치해 관련사업을 추진했다면, 22대 회장단은 사업단위로 담당부회장을 두고 해당 사업을 추진하도록 했다. 가령 북한사업담당, 해외진출(국제협력)담당, 대외홍보담당, 정책제도담당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한 선거제도 개선과 이사회 구성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게 될 ‘혁신위원회’와 인적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할 ‘대외협력위원회’를 특별위원회로 신설했다.

사업의 연속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회장 선거는 매번 실시했지만, 기존 집행부에서 대물림식으로 이어온 게 사실이다. 이는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겠지만, 부작용도 발생한다. 기존 사업을 무조건적으로 배제하거나 축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사업에 대한 평가와 검토를 통해 좋은 사업은 지속적인 사업으로 추진하겠지만, 문제가 우려되거나 노출된 사업은 포기하거나 방향성을 선회하는 등 방안을 고민할 것이다.다만 선거시 공약으로 제시했다시피 회장을 대물림하는 지금의 악습은 철저히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

임기 내 역점사업은?
위기에 처해 있는 조경업의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업역 확대, 해외 진출, 교육커리큘럼 마련, 정책 및 제도 강화 등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 중에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할 사업이 해외 진출이며, 이를 위해 내부적인 기반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대학교육 커리큘럼의 표준화 마련과 조경관련 정책 및 제도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해 제도적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하겠다.

정책제도 강화 어떻게 추진되나?
(가칭)‘정책제도 평가단’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평가단에서는 지속적으로 법제도 모니터링을 통해 조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판단해 이를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게 된다. 뿐만아니라 조경정책 및 법제도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국가기관에 제안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제정된 ‘조경진흥법’에 대해서도 하위법령 개정작업은 물론 지속적인 연구를 추진하게 된다.

세부적인 해외 진출 방안은?
최근 베트남과 FTA를 타결했다. 그 문서 안에 ‘조경’이라는 문구가 당당하게 명시되어 있다. 이는 조경이 인정을 받고 있다는 증거이다. 사실 베트남이나 싱가포르의 경우 FTA가 아니어도 조경이 진출하는데 장벽이 없다. 실력만 있으면 누구나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해외 진출은 미흡하기만 하다. 원인은 정보력 부족, 실력의 한계, 어학능력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래서 학회에서는 이 3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우선 동남아시아를 해외진출 대상으로 설정하고, 각국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구축하고자 한다. 또한 해외 진출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어학의 경우 일반적인 언어가 아닌 기술적인 언어를 중심으로 한 교육프로그램 개설도 고민 중이다.

▲ 김성균 한국조경학회 신임회장

업역 확대 어떻게 추진하나?
지금까지 조경은 인접분야의 많은 침범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많이 싸우기도 했다. 하지만 싸움이후 실속 있는 결과를 얻은 사례는 거의 없다. 가령 산림청에서 도시숲을 한다고 했을 때 조경계에서는 반대했지만 이후 적절하게 타협하는 전략이 부족했다. 산림청의 정원도 마찬가지다. 무조건적인 반대 보다 조경에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 업역 관련 싸움이 시작되면 우리가 얻을 게 무엇인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우리가 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서 협상과정에서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받아들이 것은 받아 들이는 전술이 필요하다. 이제는 조경은 국토부는 물론이고, 환경부, 산림청, 문체부, 문화재청 등 조경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모든 정부부처와 함께 해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함께 하다보면 조경과 부처간 싸움이 아닌 조경을 두고 부처간 싸움이 벌어지게 되며, 그렇게 되면 조경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조경 관련 정책을 펼치겠다는 정부부처 정책을 막기보다 그 정책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요구하면서 함께 하는 게 필요하다.

조경교육 커리큘럼 표준화 계획은?
우리나라 대학 교육은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다. 같은 조경학과임에도 배우는 과목도 다르고, 배우는 내용도 다른 경우가 많다. 또 같은 과목이라도 배우는 내용이 전혀 다른 경우도 있다. 그래서 대학 졸업생에 대한 실력을 평가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따라서 임기 중 조경학과의 표준 커리큘럼을 마련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인증제 도입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조경계 컨트럴타워 설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조경계 컨트럴타워는 조경학회가 수행하고 있다. 조경학회의 회원 절반 정도가 업계에 계신 분들이다. 이는 조경학회가 학계와 업계는 물론 조경계를 대표하는 단체라는 것이며, 대외적으로도 그렇게 인식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컨트럴타워를 설립하자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가령 컨트럴타워로 연합회를 설립했다고 해도 정부부처 등 외부활동에 교섭단체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조경학회 이름을 빌려서 외부활동을 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다. 다만 조경 관련 분야 전체가 참여해 토론할 수 있는 장의 필요성은 공감한다. 임기 초에 조경포럼 등의 형식으로 해서 조경 관련 단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다양한 사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환경조경발전재단 공동이사장제도에 대한 생각은?
제도가 합법적으로 적용됐으면 인정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공동이사장제도 도입과정에서 법적 절차상 하자가 있다. 현행 공동이사장제도대로라면 지난 10월 재단이사회에서 선출한 정주현 한국조경사회장이 법인등기상 대표자가 되고, 조경학회장은 공동이사장을 겸임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조경학회장에게 발전재단의 들러리 이사장을 하라는 것과 같은 것이며, 조경학회장의 권한을 축소시키는 일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발전재단은 비상 때 조경계의 의견을 하나로 결집시켜 대응해야하기 때문에 이사장의 리더쉽을 발휘 할 수 있도록 하는 관점에서 1인 이사장제도가 맞다고 본다. 정관에도 이사장은 1인으로 명시되어 있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구법 규정에 따를 것이며, 이후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위기에 처한 조경계의 대처 방안은?
지금의 조경계 위기는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려 있다. 그동안 조경분야는 경제발전과 신도시개발 등으로 호황을 누려왔다. 하지만 앞으로 이 같은 호황은 없을 것이다. 조경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실력 있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실력배양과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한 시기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또한 업역 확대와 교육을 비롯해 기술의 국제적인 표준화를 마련해야 한다.

대학교육이 실무중심으로 변해야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교육부에서 추진한 국가직무능력표준개발(NCS)이 시행단계에 와 있다. 직무능력표준은 실무에서 필요한 능력 단위별로 가르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시행되면 실무중심의 교육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설계중심의 대학교육에 대한 지적 역시 일정정도 공감한다. 설계도 중요하지만, 시공·자재·조경수 등 조경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상세한 정보제공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줘야 한다. 이 사안은 추후 토론회 자리를 마련해 방안을 모색할 생각이다.

IFLA 총회 유치 계획은?
2018년 IFLA 세계총회가 싱카포르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계해서 추진했기 때문에 명분이 있었는데 아쉽게 됐다. 현재 유치 가능한 시기가 2022년인데, 명분이 사라져서 다른 국가와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IFLA 세계총회 유치는 도전할 계획이다.

 

김성균 신임회장 학력 및 이력

서울대 조경학과 졸업
미국 펜실베니아대 조경학 석사
미국 펜실베니아대 예술학 석사
미국 펜실베니아대 도시계획 박사

현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아시아문화경관학회 회장
서울대 도시녹화연구소장
전 인천 세계조경가협회 아태지역(IFLA-APR) 총회 조직위원장
전 한국농촌계획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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