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은 창공의 축복이 되고
양은 초원의 행복이 되는

봉황이 오동나무에 앉아서
가야금 거문고 비파를 타고

오색딱따구리가 참나무에서
오복을 다지는 가인이 되고

백조가 하늘잠긴 호수에서
실버들과 너울너울 춤추고

원앙이 은하수 시냇가에서
영원한 사랑의 둥지를 틀고

팔색조가 팔도마다 날아서
팔방의 영재들을 맞이하고

학은 창공의 천사가 되고
양은 초원의 군자가 되는

갑은 을처럼 을은 갑처럼
행복한 양의 해가 되기를.

※을미(乙未)년을 표의문자로 보면 새와 양의 형상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1894년 갑오경장에 이어 1895년 고종 32년에 일본공사 미우라의 주도하에 일본군부가 자객들을 앞세워 우리의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하여 불태운 천인공노할 치욕적인 ‘을미사변’을 잊을 수가 없다. 요즘 일본의 독도와 위안부문제에 대한 작태를 볼 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지금 경복궁의 회화나무 노거수는 당시를 목격한 엄중한 산 증인이 되기에 새해 을미년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 국민화합과 국운융성을 염원하는 뜻에서 우리의 길조와 양을 주제로 구성하여 보았다.

서원우(한국조경사회 고문)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