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술은 발효를 이용해서 만들어지며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한해서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를 푸는데 유익하며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넓혀주는 명물이라고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류시장의 규모가 7조 원을 넘는다고 하니 술은 우리 생활에 매우 필요한 존재로 여겨진다.

우리나라 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술이지만 술로 망하거나 망신을 당한 사람이 아주 많다. 최근에 별을 넷 단 육군대장이 술로 빚어진 실수 때문에 뭇 사람들의 주목을 받더니 결국 군복을 벗었다. 일반인들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술에 취해서 단추를 풀어 헤치고 화장실로 갔다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텐데 군복을 입은 4성 장군의 그런 모습은 당연히 구설수에 오를 만 하다.

우리나라 승용차에 계급장을 부착하는 경우는 대통령과 장군 뿐이다. 한 때는 권위주의 청산을 위해 장군 승용차의 별판을 떼어내기로 했다가 번복이 됐다. 그 이유는 “별판은 국민들이 장군들에게 보내는 무한 신뢰를 상징하는 것으로 장군의 상징이다”등의 항의와 기타 여러 이유로 없던 일이 됐다. 그런데 이번 장군의 음주로 인한 빗나간 행동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 됐다.

5공 시절에 음주 폭력으로 유명해진 국회 국방위 회식사건이 있다. 국회의원들과 육군참모총장, 참모차장 등이 술을 마시다가 어떠한 이유로 육군소장이 한 국회의원의 얼굴에 발길질하여 그 자리에서 기절시킨 적이 있다. 술판이 난장판으로 변했다. 이 일로 육군참모차장은 전역을 하고 육군소장은 좌천되었다.
폭탄주 문화가 발달한 곳이 군대와 검찰이라는 말이 있다. 호기롭게 영웅처럼 술을 마시고 화끈하게 일한다는 의미를 가졌다는 행동이지만 도를 지나치게 술을 권하는 빗나간 문화가 만들어낸 폐해는 매우 크다. 범죄현장에는 술자리가 많고 음주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고통은 이루 표현할 수 없다. 그렇다고 술을 안 마실 수는 없는 일이라지만 모 정치인은 “앞으로 술집에 절대 가지 맙시다”며 당직자들에게는 금주령을 내렸다.

술 때문에 망한 인생, 술로 망해가는 대한민국, 술로 흥한 자 술로 망한다는 말이 있듯이 지나치게 술을 권하는 사회가 대한민국 사회를 멍들게 하고 있다. 좋자고 마시는 술이 정도가 지나치면 사회악이 되는데 우리사회는 술에 너무 관대하다.

탈무드에 따르면 아담이 처음으로 술을 빚었을 때 처음 보는 음료수에 호기심에 이끌린 악마가 다가와서 나도 한 모금 나누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사람 좋은 아담은 흔쾌히 허락했고 술을 마시고 그 맛에 감동한 악마는 아담에게 “나도 이 멋진 음료수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담은 흔쾌히 허락했다. 악마는 술을 담글 포도밭에 거름을 뿌려주겠노라며 떠났고 돌아올 때 양, 사자, 원숭이 돼지의 4마리 짐승을 잡아왔다. 악마는 포도밭에 그들의 피를 거름으로 부었고 포도는 모든 인간이 술을 마실 수 있을 만큼 풍성하게 자랐다. 하지만 동물의 피 탓에 부작용이 생기는데 그 때문에 처음엔 양처럼 순해지다가 사자처럼 사나워지고 원숭이처럼 춤추고 노래하고 나중엔 돼지처럼 더러워지는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엔하위키 미러)

술을 마시고 신뢰가 사라진다면 장군이 아니어도 참담한 경우가 된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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