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재 전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

“시원 섭섭하지만 생태계 현장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자유를 얻은 것 같아서 행복하다”
지난달 말 30년 교직을 마치고 이달 초 (재)환경생태연구재단 이사장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경재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의 퇴임소감이다.
생태계 관찰의 백미인 봄과 가을에 이제 자유롭게 생태계 현장을 관찰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하는 것이다.
평생을 환경생태 연구에 몰두하고도 퇴임 후 향후 15년은 더 생태계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이경재 전 서울시립대 교수를 만나보았다.

퇴임 소감?
솔직히 말하면 서운하면서도 행복하다. 30년 몸담았던 학교를 떠난다는 것은 서운하지만, 강의 때문에 생태계 관찰의 백미인 봄과 가을에 움직일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는데, 그런점에서 자유를 얻은 것 같다. 자유롭게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하다.

퇴임 후 향후 계획은?
환경생태연구재단 이사장으로 생태분야에 대한 연구를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지금까지 연구했던 분야가 자연공원이 주제였다면, 향후에는 지구변화에 의한 생태계 환경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아울러 40~50년 역사를 가진 우리숲이 200년 이상의 숲으로 발전 해야 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찾아내면서, 숲의 발전과정과 구조의 변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할 생각이다.
향후 15년을 예상하고 연구를 지속할 것이며, 현장중심 연구를 통해 해답을 찾아나설 계획이다.

조경업계가 힘들다. 돌파구가 있다면?
대학 교육 자체가 설계 편향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외연확장이 필요하다. 또한 조경에 대한 국민의식의 스케일이 매우 좁다. 조경의 명칭 변경을 통해서라도 국민인식을 전환시켜야 한다.
특히 조경에서 자연환경 분야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하며, 지금 이대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건축의 하부공정으로 전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점을 명심해야 한다.

30년간 강의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은?
난 원칙론적인 생태학자다. 때문에 생태계를 보전하고 보호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특히 국립공원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환경관련 시민단체와 함께 보전가치가 있는 숲을 파괴하는 골프장, 스키장 등 대형리조트 사업에 대해 반대운동을 주도했다.
잘못된 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민주지산에 지으려 했던 종합리조트를 막았던 게 가장 기억에 남고, 국립공원인 덕유산에 들어선 스키장과 리조트를 막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립공원의 이용 어느정도까지 가능한가?
일본의 오제국립공원 습지의 경우 인근에 산장이 몇 곳 있는데, 그 곳에서는 치약도, 샴프도 사용하지 못한다. 국립공원에 있는 시설물은 사람중심의 공간이 아닌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국립공원 지정목적은 보전과 이용이다. 국립공원의 이용은 자연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탐방로와 최소한의 시설물설치를 통해 자연학습이나 자연보전을 위한 공간 등 제한적인 이용만 해야 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는 절대 반대한다.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자연성이 우수한 곳을 국가적으로 보전하겠다는 것인데, 케이블카 설치는 이용자 급증으로 정상부근 생태계 파괴가 불보듯 자명하다.
일본의 경우 20년 전부터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않으며, 미국 역시 국립공원에는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조언한마디?
명확한 목적의식이 필요하다. 조경분야는 설계, 시공, 자재, 생태 등 다양한 분야로 구분되어 있는데, 적성에 맞는 분야를 결정하고, 최소한 10년 이상 공부에 매진하길 바란다.
1만시간 법칙이 있다. 자기분야에서 하루 3시간씩 365일간 10년을 공부하고 노력할 때 비로서 전문가가 된다는 법칙이다. 미래를 보고 자기에게 투자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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