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정원의 원형이 살아 쉼쉬는 곳
춘천 청평사 고려선원 (명승 제 70호)

보물(제164호 회전문), 강원도 기념물(제5호 청평사지), 문화재자료(제8호 청평사 3층석탑) 등 유적이 남아있고 산수가 빼어난 경승지로 유명한 청평사 일대는 아늑한 분지형을 이룬 입지환경 속에 계곡, 영지(影池), 소(沼), 반석(너럭바위), 기암괴석, 폭포 등이 어우러진 산수풍경을 간직하고 있어 2010년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됐다. 또한 고려시대 유적인 청평사의 고려선원은 남북한을 통틀어 일반사찰과는 차별되는 독특한 인문,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보물 제164호인 회전문은 16세기 중엽 건축 양식 변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는 건축물이다. 또한 고려시대 조경시설이 전하는 대표적인 조경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동문선 제64권에 청평산 문수원기가 전해지고 청평팔경 등에 주변의 경관이 빼어난 경처들이 나타나며 매월당 김시습이 춘천 청평사에서 '유객'이란 시를 읊었다고도 전한다.

고려시대의 청평사는 세월이 흘러오면서 사찰 내외의 시설들이 소실되고 대부분 훼손됐으나 1970년대부터 경내를 비롯해 일부 경외 시설이 복원되기 시작해 사찰 형태를 어느 정도 갖춰 가면서 선원에 대한 관심도 다시 회복됐다.
특히 1980년 초 경외에 있던 영지가 고려시대의 원형을 지닌 전통연못이라는 학술적 가치가 알려지면서 조경분야의 관심도 더욱 높아졌다. 이를 연구하던 윤영활 전 강원대 교수는 청평사 선원의 고문헌 고증연구를 통해 오늘날 청평사 고려선원이 명승이 되는데 조경학 분야에서 많은 영향을 미쳤다. 명승 지정구역은 무려 109만1247㎡의 규모로 청평사를 비롯해 고려시대 정원인 영지(影池), 계곡, 옛길 등이 포함돼 있다.

청평사를 가는 방법은 차량을 이용하는 방법과 배를 이용하는 방법 등 2가지가 있다. 청평사는 춘천에서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 중에 하나로 꼽히는데, 특히 소양강댐 물길 위에서 바라보는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집단시설지구를 지나면 이어지는 청평사계곡은 숲이 울창한데다 맑고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힐링’의 적소이다. 이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계곡 한가운데에서 뱀 한 마리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채 그 얼굴을 마주 내려다보고 있는 공주 동상이 서있다. 이에 얽힌 전설이 있는데 바로 당나라 태종의 딸 평강공주와 상사뱀에 얽힌 설화이다. 공주를 짝사랑한 청년이 변한 상사뱀이 공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 괴롭히지만 고통 받던 공주가 상사뱀을 떨쳐내기 위해, 이리저리 떠돌다 이곳 청평사까지 찾아와 뱀에게서 벗어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청평사와 청평사 계곡에는 회전문과 공주탕, 공주굴, 공주탑 등 공주설화와 관련이 있는 장소가 여러 군데 있다.
청평사에 이웃해 구송폭포가 있다. 이곳은 ‘등선폭포’ '구곡폭포'와 함께 춘천 지역 3대 폭포로 꼽힌다. 청평사 경내는 오봉산을 배산으로 한 명당지소로 동·서 두 구릉 사이 안쪽에 계단상으로 가람을 배치하고 앞은 시야가 확 트이도록 넓은 개방공간을 뒀다. 청평사의 마당 한쪽은 정원으로 조성됐는데 고졸한 멋이 있는 예스러운 전통정원이다.

▲ 청평사 고려선원 전경 <사진제공 문화재청>
▲ 청평사 계곡의 구송폭포 <사진제공 문화재청>

▲ 청평사 영지 <사진제공 문화재청>


‘한강’의 발원지, 우리나라의 젖줄
태백 검룡소(명승 제73호)

강원도 태백엔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가 있다.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가 태백시 ‘창죽’에 있고,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은 태백시 한가운데 있다. 태백에서 정선 임계로 가는 고개에 ‘삼수령’이 있는데 세 곳의 물이 흐르는 고개란 뜻이다.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 그리고 오십천의 물이 이 삼수령을 경계로 각각 서해, 남해, 동해로 흘러 내려간다.
이 중 ‘검룡소’ 물은 정선의 골지천과 조양강, 영월의 동강을 거쳐 단양, 충주, 여주로 흘러, 경기도 양수리에서 한강에 흘러든 뒤 임진강 물과 합류해 서해로 흘러간다. ‘검룡소’는 1987년에야 국립지리원에 의해 한강발원지로 공식 인정받았다.
서울시한강사업본부 자료에 따르면 총 연장은 481.7㎞로, 한강 하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금대산 계곡의 소(沼)라는 사실이 증명되었고, 지금은 대한민국 모든 통계자료에 ‘검룡소’를 한강의 발원지로 인정하고 있다. 검룡소가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지난 1986년이지만 그동안 체계적인 학술연구나 명소화 사업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검룡소 일대는 지난 1993년 환경부에서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한 금대봉과 대덕산으로 둘러싸여 희귀 동·식물의 생태자원이 어우러진 복합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2010년에 이르러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되면서 그 경관적 아름다움도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국토순례자들이 종주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의미를 두고 방문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 기슭에 있는 검룡소와 그 일대 계곡은 특이하고 아름다운 지형․지질학적 경관을 이루고 희귀한 동식물상이 분포해 있으며, 검룡소와 관련된 전설이 담겨 있는 역사문화 경승지라고 할 수 있다. 검룡소는 석회암반을 뚫고 하루 2000톤 가량의 지하수가 솟아나오는 냉천(冷泉)으로 사계절 9℃ 정도의 수온을 유지하고, 20m 이상 계단상 폭포를 이루며 오랜 세월 흐른 물줄기로 인해 깊이 1~1.5m, 폭 1~2m의 암반이 푹 파여서 그곳으로 물이 흐르는데 용틀임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설에 의하면 서해바다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려고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왔는데, 검룡소에 이르러 검룡소가 강 상류의 가장 위쪽 연못임을 확인하고 연못에 들어가 용이 되기 위한 수업을 했다고 한다. 검룡소 앞 바위에는 할퀸 모양의 자국이 있는데, 이 자국은 이무기가 연못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치다 생긴 자국이라 전한다. 최근 해당 지자체에서는 태백 검룡소, 평창 우통수, 홍천강 등을 대상으로 ‘한강발원지 상징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강발원지가 가진 상징성과 역사성을 새롭게 조명하고 자연환경체험 및 역사탐방 프로그램을 주로 진행하게 된다.
우리들이 서울하면 ‘한강’을 먼저 떠올리듯, 서울의 중요한 젖줄인 한강의 발원지인 태백의 검룡소는 환경이나 역사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그 근원이 지켜져야 할 중요한 우리나라 명승지임에 틀림없다.

                                       <자료 제공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 검룡소 <사진제공 문화재청>

▲ 검룡소<사진제공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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