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굴지 전경


서울시는 ‘남산 회현자락 정비사업’ 3단계 발굴조사를 완료하고, 189.3m의 한양도성을 발굴했다. 특히, 태조, 세종, 숙종의 시대별 축성 양식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조선신궁’ 건물 중 ‘배전’ 터가 발견돼 당시 입지와 규모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와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해 6월부터 실시한 ‘남산 회현자락 3단계 정비사업’ 발굴조사를 완료하고, 그 현장을 공개했다.

이번 발굴조사는 남산 회현자락 중앙광장 일대 총 448m이며, 이 중 189.3m의 한양도성 유구를 발굴했다. 나머지 부분은 멸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는 분수광장, 식물원 일대의 평지구간에서 94.1m를, 올해엔 분수대 상․하부, 임야, 주차장 일대의 탐방로구간에서 95.2m 유구를 각각 확인했다.

성곽은 분수대 부근의 평지에서는 2~3m, 탐방로 구간에서는 1~2m의 아래에서 확인됐고, 남아 있는 성벽은 1~7단까지 다양하며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구간에선 태조-세종-숙종으로 이어지는 축조 및 보수된 성곽의 흔적을 통해 시대별 축성 양식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있는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는 각자성석 1점도 새롭게 확인했다. 글자를 판독한 결과 ‘柰字六百尺’으로, 이를 통해 남산 회현자락 중앙광장 구간은 한양도성 전체 97구간 중 60번째 ‘柰’字 구간임을 알 수 있게 됐다.

한양도성의 전체 규모는 18.627km로 축조 당시 백악마루를 시점으로 천자문의 ‘天’字에서 ‘弔’字까지 97자를 순서대로 약 600척 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성곽에 글자를 새겨놓았다.

또 일제가 식민통치수단으로 건립한 조선신궁의 여러 건물 중 가장 큰 규모의 건물인 ‘배전’의 터가 한양도성 바로 옆에서 발굴됐다. 건물의 콘크리트 기초와 기둥자리다.

지금까지 서울시가 한양도성 복원을 위해 2009년부터 추진해온 ‘남산 회현자락 정비사업’ 구간 777m에 대한 발굴조사를 통해 총 265.7m의 한양도성을 발굴했다.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의 보존·정비 사업은 이번에 완료된 발굴조사에 이어 학술회의, 전문가 자문을 거쳐 2014년에 설계하고, 2015년 공사 착수해 2016년 완료할 예정이다.

시는 성곽만 발굴, 복원하기 보다는 적층되어 있는 역사를 발굴해 시민, 관광객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보존·정비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남산 회현자락은 조선시대의 한양도성과 국사당, 근대의 조선신궁, 현대의 남산 분수대, 안중근 의사 기념관, 이승만 동상, 남산 동·식물원 등 다양한 역사가 쌓여 있어 조선시대 500년, 근·현대 100년을 대표하는 ‘역사 1번지’이자 ‘현장박물관’이다.

관련해서 시는 회현자락 역사탐구를 위해 ‘남산 회현자락 한양도성의 유산가치’라는 주제의 학술회의도 오는 9월 12일(금)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오백년 한양도성과 근·현대 역사를 실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다고 자평한다”며 “앞으로 발굴된 결과물을 잘 조합하고 보존·정비해 역사도시 서울에 걸 맞는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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