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가든쇼가 시작됐다.

지금까지는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2010년 첫 행사를 시작한 이래로 격년제로 시군을 순회하면서 열리고 있으며, 서울정원박람회가 첫 실내전시회로 2012년도에,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2013년에 성공적인 행사를 마치고 난 뒤 올해 처음 ‘코리아 가든쇼’가 탄생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 행사는 종전의 산업과 기업, 작품 중심으로 운영돼 온 박람회 형태에서 벗어나 ‘가든 디자이너’를 전면에 등장시키고 본격적인 ‘쇼가든’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확연히 차별화된다. 직업군으로서 가든 디자이너의 존재감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스타 작가를 배출함으로써 정원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행사가 태동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조경신문의 간절한 꿈 ▲고양국제꽃박람회의 훌륭한 토양 ▲산림청의 통큰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3월 이 3개 기관은 ‘정원문화 확산을 위한 코리아 가든쇼 성공 개최 업무협력 MOU’를 맺고 창조경제의 신 핵심브랜드로 육성하는 데에 뜻을 같이 했다. 그 내용은 정원문화의 창출과 확산,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을 위하고 국민행복 증진에 기여함을 담고 있다. 또한 국제적인 명성과 품격을 갖춘 글로벌 가든쇼로 발전시키자는 데에도 합의했다.

선진국들의 사례로 봤을 때 국민소득 2만불에서 3만불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정원산업은 크게 성장하였고 지금 우리가 그 지점에 있다. 또한 상처 입은 국민들의 아픔과 공허함을 치유하기 위해서 ‘가드닝’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한 코리아 가든쇼는 국민들의 잠재된 정원문화 수요를 자극하여 정원산업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 코리아 가든쇼는 단순한 정원작품 전시회로서의 정체성에 그칠 게 아니라 대중적 사랑을 받는 문화행사로 발전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 정원작품을 둘러보면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소중한 기억을 갖도록 하고, 여기에 전시된 정원들이 서로서로 구입하려고 하면서 팔려나가고, 기업들은 홍보를 위해 자신들의 브랜드를 잘 구현할 수 있는 작가를 찾아 후원하게 되는 단계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가든 디자이너는 레드카펫이 아니라 ‘그린카펫’을 밟으며 대중들의 인기를 누리며 소통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가면 더욱 좋겠다.

올해 첫 행사에서는 전시기간인 17일 동안 17명의 작가가 매일 하루 한명씩 ‘작가데이’ 행사를 열기로 하여 대중 행사로의 씨앗을 뿌렸다. ‘가든 디자이너’와의 만남에 관람객들은 다소 생소한 느낌이었지만, 곧잘 반가워하고 궁금했던 질문을 쏟아놓았다. 작가와 함께 사진도 찍고 싸인 받으며, 준비한 다과와 화분 등의 선물에 즐거워했다.

정원을 주제로 한 코리아 가든쇼는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축제가 아니다. 보통사람들에게, 더 많은 시민들에게 정원이 주는 행복을 알게 하고 우리 집에도 정원을 꾸밀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의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가든쇼는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든쇼가 성장하기 위해 이렇게 첫발을 내딛고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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