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의 기본설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기본설계의 근본이 되는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의 변경을 추진하면서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2011년 수립된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의 기본 골격인 6개 단위공원을 ‘생태 중심의 단일공원’으로 변경하는 계획이어서 토론회나 대국민적 설명회가 없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초 ‘용산공원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 보완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입찰마감은 17일 오후 5시까지다. 용역기간은 10개월이며 용역비는 1억7000만 원이다.

국토부는 용역발주 배경에 대해 계획수립 이후 시대적 변화의 여건에 따라 점검 및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기본계획 상 시설과 프로그램이 많은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용산국제업무지구 백지화, 신분당선 계획변경 및 서울시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 공원 주변 여건을 반영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세부과업 내용으로 ▲종합기본계획 상 6개 단위공원 체제의 기본구상을 ‘생태 중심의 단일공원’으로 재검토 ▲용산기지 이전 절차, 미 대사관 신축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종합기본계획상의 단계별 조성계획 및 시기 등 재조정 ▲신분당선 노선 등 미확정 교통계획을 삭제하고, 용산국제업무지구 백지화 및 서울시 도시관리계획 변경에 따른 공원 주변 교통계획 재검토 ▲한강로 일대 침수대책 및 공원 수방대책, 공원 물순환시스템과 연계한 공원 수체계 계획 수립 등을 제시하고 있다.

용산공원추진단 관계자는 “6개 공원으로 구분한 게 시설 중심의 공원으로 여겨지면서 생태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현재 기본설계가 진행되기 때문에 기본계획의 골격은 유지될 것이며, 6개 공원의 내용은 프로그램으로 구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경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기본설계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기본계획의 근간을 변경한다는 점과 변경 과정에서 토론회나 설명회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한 향후에 대상지가 공개되면 변경될 사안을 미리 변경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용산공원 현상공모에 참여했던 조경설계사 관계자는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기본설계가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기본계획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하면서 “현 시점에서 대상지 접근이 어렵다고 본다면 대상지가 오픈되는 시점에 많은 부분의 변경이 불가피 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구태여 지금 시점에서 기본계획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며 시기상 문제를 지적한다.

이어 그는 “기본계획의 기본골격을 유지한다고 했다. 하지만 기본계획의 골격은 6개 단위공원이다. 6개 단위공원을 단일공원으로 변경하는게 핵심인데 기본골격을 유지한다는 말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쓴소리를 더했다.

조경학과 교수 역시 “대형공원인데다 20년 이상 조성해야 할 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스터플랜식 접근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시대적 흐름에 변화의 필요성도 공감한다”며 “하지만 기본계획의 골격인 6개 단위공원 체계를 한 개 공원으로 변경할 때에는 조경인은 물론 대국민을 상대로 명확하게 변경사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1년 수립된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에는 남산~공원~한강의 단절된 남북 녹지축 및 수 체계를 복원하고 공원의 녹지가 주변 도시지역으로 확산되도록 유도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 경관요소를 도입해 생태축공원, 문화유산공원, 관문공원, 세계문화공원, 놀이공원, 생산공원 등 6개 단위공원으로 구분하되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했다.

기본계획은 (사)한국조경학회, (사)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주택연구원, 선진엔지니어링, CA조경기술사사무소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립했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