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철 한국도로공사 조경팀장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강우의 발생으로 홍수와 폭설, 가뭄 등의 급격한 물환경 변화로 국민의 삶의 질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받는 극단적 상황이 자주 발생되고 있을 뿐 아니라, 강우강도 증가 등 빗물의 특성 변화로 지표면에 쌓였던 고농도 비점오염 물질의 하천 유입으로 수생태계를 위협하는 등 환경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일반 국민들의 쾌적한 공간에 대한 욕구증가는 외부환경에서의 ‘물’의 역할이 경관 및 이용 기능에서 휴식과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기능으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증하듯, 산업화․도시화에 따른 물수요의 증가와 기후변화 등 온실가스 등에 의한 지구적 환경변화로 미래에는 깨끗한 물 확보를 통한 물순환체계 구축이 국가안보의 핵심 아젠다로 등장할 전망이며, 새롭게 출발한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환경문제와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 및 물부족 등 물의 양면성 극복을 위한 왜곡된 물순환 체계의 회복으로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서 ‘기상이변 등 기후변화 적응(140대 국정과제 중 90번)’의 주요방안으로서 저영향개발(Low Impact Development, 이하 ‘LID’) 기법 적용의 확대를 추진중에 있다.

최근의 정부정책들을 살펴보면, 녹색건설 환경구현을 위한 LID기법 활성화(제4차 건설산업진흥기본계획), 비점오염관리를 위한 LID기법 적용 확대 및 그린빗물인프라 확충 등의 계획수립(제2차 비점오염원관리 종합대책), 식생형시설 설치로 비점오염원 직유입 지역 최적관리(환경친화적인 도로 유지관리 지침), 도로변 녹지에 LID기법 적용한 우수침투 및 저류계획 수립(친수구역 조성 지침)과 LID기법의 적용확대를 위한 제도적 인센티브 제공 및 관련법령 및 규정 등을 개정 중에 있다. 이를 반증하듯 환경부에서는 개발로 인해 증가되는 불투수면에서 발생되는 강우유출량 및 오염부하를 효과적으로 제어․관리할 수 있고 다양한 환경문제를 완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저영향개발 기법을 적용한다는 취지아래 ‘저영향개발 기술요소 가이드라인(2013. 4)’을 제작하였고, 환경영향평가시 ‘저영향개발 기법 적용 매뉴얼’을 작성하여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 중 도시개발, 산업단지개발, 도로개발 등과 관련된 사업에 적용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LID 기법이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정의는 지역, 기관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으나, 개발로 인해 변화되는 수문특성을 개발이전과 최대한 유사하도록 하는 것을 공통된 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환경부, 2013). 또다른 정의로는 소규모․분산형의 자연친화적인 기법을 활용해 우수의 발생원부터 우수유출량 및 오염원을 저감, 유출속도를 지연시키거나 저류를 통해 물순환 상태를 개발 이전에 가깝게 유지하는 기법이다(국토연구원). LID기법의 핵심전략은 기존의 자연환경 보전, 불투수지역 최소화, 유출량 저감 및 물의 생태적 저류 등 지하수 충진을 위하여 우수유출경로를 자연토양으로 유도, 저감효과의 극대화를 위한 소규모 분산관리 시설물의 전략적 배치, 자연토양의 높은 우수침투율을 유지하기 위한 토양과 식생의 적정한 유지관리 등으로 요약된다.

좀 더 쉽게 풀어보자면, 비가 내릴 때 빗물이 처음 떨어지는 곳인 자연생태기반 녹지지역에 최대한 머물게 하여 자연의 정화작용과 분산관리 기능을 이용, 빗물의 속도를 낮춰주어 하류지역의 침수피해를 줄여줄 뿐 아니라 오염물질도 감소시키는 자연순응적인 생태적 빗물관리 기법이라 할 수 있겠다.
고속도로, 즉 도로는 비가 내리면 주행차량의 안전을 위해 도로노면의 빗물을 빨리 배수토록 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이 기능은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폭우피해는 비탈면유실과 도로침수 등 자연재해의 원인이 되므로 빗물유출의 분산관리는 고속도로에서도 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 여기서 우리 조경가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조경공간은 주로 자연생태녹지를 기반으로 한 투수층 위에 살아있는 자연소재로 창의적 디자인을 통해 연출된 경관이다. 여기서 조경의 역할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바꾸어 생각해보면 고속도로 등 도로에서도 녹지대를 활용하여 빗물의 분산관리가 가능하다. 물을 끌어들여 다기능 생태습지를 조성, 그곳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명체들의 생활공간을 마련함과 동시에 수경관을 연출하고, 빗물을 저류할 뿐만 아니라 토양속으로 침투시켜 홍수피해 등 자연재해를 예방하고, 지하수를 충진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 고속도로에서도 저영향개발기법이 도입되어 실현되고 있다. 나들목이나 대규모 지역의 분기점 등 녹지대에 ‘3S(Slow! Speed! Soak!)'전략으로 다기능 생태습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중이다. 이는 ’빗물을 낮은 속도로 넓은 자연의 그릇에 담자‘라는 취지아래 녹지대에 생태수로, 빗물정원, 생태습지의 복합 설치로 빗물분산 및 완충저류 등 지속가능한 물순환 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2018년까지 52개 나들목의 조경공간에 저영향개발 기법의 생태습지 조성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자연재해 예방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이라 하겠다. 물론, 단지개발이나 기타 사업에서도 침투통, 생태저류지, 침투트랜치 등의 주요 시설물들이 설치되는 등 저영향개발은 시대적 필수요건이 되는 듯 하다.

따라서, 조경공간을 활용한 저영향개발 기법의 적극적 기술개발과 과감한 도입은 우리 조경가들의 숙제이며, 수많은 조경계획과 시공에서도 저영향개발 기법이 활발히 적용되어 조금 더 깨끗하고, 빗물에 의한 자연재해를 사전에 예방함으로서 모두가 행복한 물환경을 조성해 나가는데 조경가들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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