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간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6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순천시와 시민의 모든 열정과 정성이 집약된 행사가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이제 그 화려함을 뒤로 한 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의 배후 공원이 되는 이곳은 앞으로 어떻게 관리와 활용이 되는가가 중요한 과제다. 순천만 정원은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의 진입장소로의 역할과 방문객들에게 자연생태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관문의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111만2000㎡나 되는 넓은 면적의 유지관리와 사후활용 방안이 만만치가 않을 것이다.

우선 박람회 기간 중 받았던 입장료를 지속하는 것이 문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공원의 입장료를 받는 곳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순천만 정원이 적지 않은 입장료를 징수한다면 그 값을 지불하고 방문할 의사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는 의문이다. 자칫하여 입장료 때문에 외면을 받는다면 성공적으로 수행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명성에 먹칠을 하게 된다. 지난해에 열렸던 2012여수세계박람회는 폐막 후에 유지관리와 활성화를 위해 179억 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세웠고 민간투자 유치를 위한 부지 및 시설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관심을 두는 투자자는 없다고 한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을 동북아 해양관광특구로 조성하여 남해안 해양관광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거창한 포부는 현재 실행이 안 되고 있고 폐쇄되거나 철거된 시설이 존치되고 있으며 쓰레기가 물위에 떠다니는 상태가 돼서 재방문하는 입장객에게 실망감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순천시는 상기해야 할 것이다.

순천시에서 관리할 순천만 정원은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고 2015년부터 매 2년마다 정원 축제를 열고 전 국민의 힐링공간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또한 정원문화의 산실로서의 모습을 갖추고 화훼와 조경산업의 후방 산업으로 해야 할 것이라는 순천시장의 발표도 있다.

지난 10일 관련 세미나에서 박람회 사후 활용방안으로 비즈니스 마인드를 도입해야 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정원산업박람회를 개최해서 정원, 조경산업 관련 업체의 홍보와 국내외 정원디자이너 가드닝대회를 개최해야하고 행사와 축제를 연계시키고 순천의 고유한 맛을 내는 대표 맛집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인접 산업의 전시와 상설 이벤트 장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젊은 부모들이 많이 다니는 캠핑장과 자전거 길 등 레저시설을 만들어서 활기를 불어 넣는 방안도 있다. 순천 뿐 만 아니라 호남의 전통 상품을 판매하는 시설도 들어서면 좋겠다. 인근 도시나 멀리서도 찾아와 쇼핑과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순천만 정원이 되었으면 한다. 남도의 힐링푸드가 집결해서 음식순례를 다니는 기분을 내주면 어떨까? 순천이 생태체험학습도시 정원문화도시로 발전해 시민과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도시가 되려면 순천만 정원이 순수한 정원으로만 존재하는 것도 좋지만 생태적으로 건강한 의식주를 포괄하는 장소로 재탄생하면 좋겠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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