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공사에서 근무하는 지인이 페북을 통해서 사무실 온도가 36.1도를 가리키는 사진을 보내왔다. 온 종일 다른 사람 한 명을 끌어 안고 있는 상황이니 업무수행은 커녕 건강 유지도 힘들 정도다.

워낙 더운 날씨가 연속 되다보니 태풍이라도 한 바탕 불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이 더위 속에서 산업과 생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건설역군들에게 진심어린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온 국민이 더위 속에서도 열심히 산업 현장에서 구슬 땀을 흘리고 있는데 짜증나는 상황이 연속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 잘못은 엉뚱한 곳에서 저지르고 고생은 국민들이 하고 있으니 화가 나서 더 덥다. 작년 연말 대선 때 시작된 정치권에서의 NLL논란은 올 여름이 다가도록 지속되고 있다. 국회에서 해줘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상대방에게 뒤집어 씌우기 주장을 반 년이 지나도록 하고 있다. 더우기 한심스러운 것은 사초 실종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이것을 서로 상대방 정권의 의도적인 처리라고 우기고 있는 현실이다.

국민은 NLL의 상태가 지금 정권에서의 의지대로 유지되고 있으면 된다고 보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문제의 향방이 국회의원 300명이 매달릴 일인지 묻고 싶다. 북한에서 금강산 지역의 우리 재산을 마음대로 빼앗아 버리고, 일본 현직 수상이 이전 수상이 발표한 ‘고노 담화’의 내용을 부정하기도 하고 미국 대통령도 자국의 산업보호를 위해 거부권도 행사하는데, 우리라고 NLL에 대한 규정을 우리 뜻대로 못박으면 안되는 것인지 우기고 싶다. 국민들은 정치권의 이런 소모적인 싸움에 지쳐버렸다.

원조를 받던 나라 중에 유일하게 원조를 해주고 K-Pop 을 비롯한 한류가 인기인 대한민국에 한 때는 권력의 중심에서 일하던 전직 국세청장과 퇴임 국정원장이 줄줄이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되고 법정에 서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 이웃나라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2조 원 이상이 투입된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정권의 교체와 더불어 감사 의견도 교체되는 것을 보고 국민은 거기에 용기가 있다고 박수를 보내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4대강에 발생된 녹조를 두고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갈등을 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심판이라도 해야 할까 보다.

복지정책을 비롯한 국가 정책에 필요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서 세수를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세제개편안이 발표됐었다. 월급이 288만 원(연봉 3450만원)이 넘게되는 월급생활자는 예전보다 비과세 항목이 줄어들어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중산층이라는 명목으로 증세 대상이 됐다. 이 세제개편안을 입법 의결하는 국회의원들은 이와는 반대로 비과세 혜택을 훨씬 확대해 버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여러 날 동안 연구해서 내놓은 과세 정책이 발표한지 며칠만에 대통령 지시로 재검토되는 미숙한 행정이 국민을 덥게 만들고 있다.

비자금을 만들기 위해 수백개의 차명계좌를 만드는 재벌과 재산은닉을 위해 노숙자 명의로 통장을 개설하여 분산 예치하는 전직 대통령 일가의 행태가 혐오스럽다. 의사·변호사를 비롯한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금 탈루·탈세 방지 대책이 구체화 되지 못하고 있고 지하 경제의 활성화가 지속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태풍은 재해를 수반하지만 건강한 생태계 순환을 위하여 매우 필요한 자연적인 현상이다. 적조와 폭염에 신음하는 한반도에 시원한 태풍이라도 불어주기를 많은 사람들이 갈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인위적으로 씌워진 ‘인간적조’와 ‘인간폭염’에 시달리는 우리 국민에게 모든 부적절한 행태를 날려버리는 시원한 정치적 사회적 태풍이 불었으면 정말 좋겠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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