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people” 이라는 말을 남기고 한국을 떠난 미국 종군방송기자가 있다.

지난달 말 한국에 입국한 미국 NBC방송의 기자 리처드 엥겔이 24일간 한국에 머물며 취재활동을 했다. 리처드 엥겔은 전쟁위협 고조지역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유명하고 그가 나타나는 곳은 반드시 전쟁이 일어나서 ‘전쟁개시자’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그가 입국하자 우리는 달갑지 않은 종군기자의 방한에 좋은 기분을 가질 수 없었다. “정말 전쟁이 나는 것인가” “그가 입국했다니 불안하다”라고 국내 네티즌들은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더군다나 지난 9일에 리처드 엥겔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곧 미사일을 쏠지 모른다. 북한은 진짜 이번 드라마의 마지막을 미사일 발사로 장식할 것인가” 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 그가 그로부터 2주 후에 한국을 떠났다. 떠나면서 다시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에서의 흥미있는 여행을 하고 떠난다. 늘 전쟁위협에 대응하는 한국사람들의 해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대단한 한국인들이다”라는 메세지를 남겼다. 그는 방문 기간 중 비무장지대와 한국군과 미군부대를 방문하여 취재를 했고 광화문광장에서 세종대왕 동상과 광화문을 배경으로 한국의 분위기를 방송으로 보낸 적이 있다.

리처드 엥겔 기자가 한국을 떠났다고 해서 전쟁의 위협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다. 그에 대한 안 좋은 선입관 때문에 그에게 한국을 빨리 떠나라는 네티즌들의 독설이 오히려 그를 더 붙잡게 했는지 모르지만 24일 동안이나 한국에 머물다 더 이상 취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어제와 다름없이 정치 쟁점으로 토닥거리고 정년연장에 대한 합의도 하고 거꾸로 다른 나라의 지진과 미국 등의 테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쟁위협이 있다고 해서 생활필수품을 사재기한다는 소식은 커녕 해외 스포츠 스타의 선전과 오랜만에 신곡을 발표해서 국민들에게 ‘노장은 살아있다’는 신선한 반란을 일으킨 ‘가왕’ 조용필에 흥겨워하고 있고 싸이의 신곡이 빌보트 차트에 다시 올라가자 기대와 흥분에 쌓여 있다.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은근과 끈기로 살아온 한민족의 저력이 지금의 경제적, 정치적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게 하는 것이 미국 종군기자의 별 볼일 없는 방한 역정을 만들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시기에 조용히 그리고 활기차게 남도 순천에서 생명의 소리가 계속 외쳐지고 있다. 지구의 행복을 위한 숭고한 숨소리가 크게 고동치고 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생명 회복운동이 계승 확산되어서 전파가 된다면 이야말로 “Great people”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개막 현장에서 1박 2일 빗속 취재를 마친 4명의 한국조경신문 기자들이 가지고 온 소감을 들어보면 ‘대단한 한국인’과 더불어 ‘위대한 한국인’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느끼게 된다.

▲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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