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한국조경신문이라는 나무 한그루가 심어졌다. 열악한 조경계에 불어닥친 모진 풍파와 시련에도 불구하고 자기반성과 변화, 단비와 비료와 같은 주위의 응원과 따가운 충고 속에서 나름 튼튼한 나무로 성장한 ‘한국조경신문’.

대한민국 유일한 조경분야 신문으로 첫 발을 내디딘 지 5년. ‘한국조경신문’은 조경을 둘러싼 문제점과 내부적으로 용기내 말하지 못했던 잘못을 드러내는 한편 국민들에게 한 걸음 더 조경이 다가설 수 있는 발판이 되기 위해 뛰어 왔다.

창간 5주년을 맞아 첫 발을 내디뎟던 창간 당시 조경신문이 바라본 2008년 보도를 살펴보고 조경의 오늘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첫 머릿기사>“조경공무원 만들어놓고 왜 안뽑나”
수도권 제외 광역 7곳은 채용계획 없어 수험생들 '허탈'(2008년 4월 5일 제1호 1면)

지난 2008년 4월 5일, 식목일에 맞춰 창간호를 맞이한 ‘한국조경신문’의 대망의 첫 머리기사는 답답한 조경 현실에 대한 외침으로 시작했다.

한국조경백서에도 조경 미디어 분야의 중요한 발자취로 기록된 창간호 첫 기사는 지금까지도 문제시 돼왔던 조경직 공무원 채용이 유명무실했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쳤다. 조경직제는 있지만 뽑지 않는 현실에 대한 첫 문제점을 제기한 것으로 조경 전문 공무원의 부재와 이를 둘러싼 제도적 문제에 대한 돌직구 이었다.

한 발 더 나아가 제2호 ‘소속 국 제각각 어느 장단에 춤추나’와 제3호 ‘비중 높아진 조경행정…시스템은 방치’ 등 제하의 기사와 함께 전국 광역자치단체를 비롯해 시군구까지 전국 조경담당 부서 전수조사 보도 ‘조경(녹지)행정 명칭 및 담당부서 현황’ 후속보도를 통해 당시 ‘조경행정에 대한 인식 부재’를 신랄하게 지적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무원 채용과 조직제도에 대한 보도는 해마다 계속됐고 결국 지난 2012년 ‘건축·토목·임업직에 눌린 조경 40년 국가 공무원 첫 채용’기사에서 산림청이 처음으로 4명의 ‘산림조경직’ 공무원을 채용했다는 소식을 전하는데 이른다.

하지만 올해 첫 조경직 공무원이 제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고 일반 임업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허울뿐인 조경직 국가공무원…그들은 그림자?’라는 기사를 통해 이전 시각에서 한발 더 나아간 조경 행정 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됐다.

<첫 특종>‘도시림등 조성·관리’ 업종 신설
‘조경식재공사업’과 범위 중복…6월 22일 시행 예정(2008년 5월 12일 제6호 1면)

한국조경신문 첫 특종은 지난 2008년 산림청의 ‘산림자원의 조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규칙 일부개정안’ 입법예고 보도 건이었다.

이는 지금까지 조경의 최대 위기인 업역침범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문제로 가로수 등 도시 내 조경이 ‘도시림’이라는 이름으로 편입되는 일이 벌어진 것. 당시 10면에 걸쳐 ‘도시 내려온 산림사업 조경 덮칠라’, ‘산림사업으로 바뀌면 조경업역 축소 불가피’ 등 법 개정에 따른 문제점 지적과 함께 입찰 현황과 사업 등록현황,  산림사업의 산림조합 수의계약 관행의 문제점까지 꼼꼼히 집어냈다.

결국 한국조경신문 보도로 촉발된 이번 사건은 조경계의 요구가 일부 반영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오늘날 ‘도시림’으로 불거졌던 산림청과 업역을 둘러싼 갈등은 향후 도시숲법 갈등으로 확대 ‘도시숲법 8월 국회 발의 예정’(2011년 7월 21일 164호), ‘성난 조경인들, 도시숲법 반발 확산’(2011년 11월 17일 179호 ) 등의 기사로 집중 조명됐다. 지난해 정원을 수목원으로 정의하려는 산림청 시도를 담은 ‘도시숲법이은 수목원법 강타’(2012년 11월 22일 228호)가 보도되는 등 산림청과의 갈등 보도는 계속되고 있다.

이 밖에도 당시 조경신문은 공공공간을 건축에 포함 시켜 조경의 위상을 흔들었던 ‘건축기본법 제정’과 조경공사업 재편 위기를 낳았던 ‘건설산업 선진화 방안’ 등을 보도 했다.  

지금도 조경신문은 친환경건축물 조경면적 완화문제를 지적한 ‘녹색건축물 지원법에 녹색없다’·‘녹색성장 왜곡하는 국토부’, 텃밭을 조경면적에 포함하려 했던 ‘굴러온 텃밭 조경면적 캐내나’, 공동주택 어린이 놀이시설 의무화 폐지 담은 ‘저출산시대…국토부 놀이터 없는 아파트 장려?’ 등을 보도하며 업계에 닥친 위기를 알리고 조경계의 대응을 촉구하는 역할을 이어오고 있다.

<첫 특집>‘2008 대한민국 조경박람회 축제의 장 열다’
29일 코엑스서 개막…이틀동안 약 1만5000여명 다녀가(2008년 5월 31일 제9호)

한국조경신문이 발행된 첫해 지금까지 조경 최대 행사로 꼽히는 ‘대한민국조경박람회’도 마침 첫 선을 보였다.

조경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최대 행사인 ‘대한민국조경박람회’는 한국조경신문을 알리는 첫 장이기도 했다.

첫 선을 보이는 조경박람회와 조경신문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전시장 배치표를 비롯해 각종 박람회 소식들을 신문 전면에 담아 ‘특집호’를 발간, 박람회를 찾은 조경인에게 선보였다.

당시 전북 전주에 사무실을 두었던 한국조경신문은 박람회 현장 모습을 담기 위해 취재진이 밤새워 기사를 쓰는 등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과정을 거치며 신문을 만들었던 일은 지금도 창간멤버들의 잊지 못 할 추억으로 회자된다.

해마다 추진됐던 조경박람회 특집은 올해도 4주에 걸쳐 박람회 특집이 진행 중이다. ‘주민참여형 경기정원박람회 추진’(2010년 1월 1일 87호) 기사를 통해 첫 경기정원박람회 소식을 전하고 올해 개최되는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매회 특집기사를 꾸려가면 보도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한국조경신문이 ‘서울정원박람회’를 직접 개최하는 등 조경문화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쓴소리>“위기관리시스템 없으니 맨날 ‘뒷북’, ‘조경단체연합’ 구축 필요”
‘관련부처 유대강화·상시 모니터링·참가단체 핫라인·신속한 TF구성’ 역할(2008년 6월 8일 10호 1면)

외부의 문제뿐 아니라 조경계 내부에 대한 쓴소리도 서슴치 않았다. 당시 조경계가 ‘도시림 조성·관리’ 등 산림청 법 개정을 둘러싼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조경단체 총 연합을 통해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 아니라 당시 심우경 고려대 교수의 “한국조경계, ‘지금은 위기다’” 인터뷰 기사와 칼럼 “조경 5단체장은 총사퇴하라”를 통해 조경계 어두운 현안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담기 시작했다.

오늘날에도 조경인들 목소리가 담은 연재 칼럼 ‘조경시대’를 비롯한 다양한 외부 필진 기고와 신문 사설 및 발행인 칼럼을 통해 조경의 현재 모습을 끊임없이 다루고 있다.

<조경과 소통해온 5년>

이밖에도 2008년 한국조경신문이 첫 선을 보인 해에 ‘놀이터 산업 급성장…전문가 역할 필요’, ‘지구온난화, 식생대 교란 심각’, ‘세계조경가협회 아·태총회 인천 유치’ 등 조경분야 전반에 걸친 소식들을 전해왔다.

또한 ‘한국의 정원’, ‘조경이 멋진 아파트’와 같은 연재보도를 통해 조경현장을 알려왔다.

특히 창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조경디자인’은 대한민국 조경설계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온 장수 꼭지다. 한국조경신문을 상징하는 이벤트인 ‘조경인 뚜벅이 투어’는 2010년 한국조경신문 전문가투어를 전신으로 2011년 2월부터 오늘날까지 매달 쉼없이 진행하며 조경인들이 소통하고 공부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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