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고양시가 꽃박람회를 치러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학생 참여 설계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특히 단순히 디자인만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수상작품들은 직접 시공 기회까지 줘서 고양국제꽃박람회 기간 중에 전시하겠다는 의도가 참 좋다.

학생들의 참신한 디자인을 보고 전시함으로써 많은 가드너들 또한 자극받으며 더욱 적극적으로 가든 디자인에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참여한 학생들은 정원과 같은 작고 사적인 공간에 대한 설계보다 큰 공간에 설계하는 방법만 배우고 현장에서의 실습이 부족했기 때문에, 도입하는 식자재의 사이즈에 대한 감각이 미숙한 편이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작품답게 새롭고 참신하여 눈을 즐겁게 했다. 시대에 이슈가 되는 문제점들을 정원에 반영하거나, 삭막한 숲을 꽃 기둥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발견되기도 했다.

금상을 차지한 ‘Healing Portion’은 20대의 치유에 대한 생각을 반영한 작품으로 정원의 근본적인 요구를 세심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현재 정원에서 크게 대두되고 있는 힐링이라는 주제를 노인이나 아이가 아닌 20대를 타깃으로 설정했다는 점이 독특한 아이디어이다. 누구나 쉽고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일상적인 작품으로 편안한 오감정원이 만들어질 것 같다.

은상은 금상과는 정반대 성격의 작품이다. 금상 작품이 일상적이고 평안한 느낌이 드는 정원이라면 은상 ‘QR Code Garden'은 실험성이 강한 작품이다. 최근 스마트폰에 많이 사용되는 QR 코드의 문양을 정원의 식재 형태로 나타내려 했는데, 식재되는 식물의 높이에 따라 미로가 연상될 수도 있는 독특한 정원이다. 단기간 보고 즐기는 특성을 가진 박람회에 매우 적합하다.

동상 ‘돌 틈에 피어나는 한 떨기의 꽃’은 응모작 가운데서 이번 공모전이 제시한 조건과 가장 잘 부합되는 작품이다. 시공면적(3m×6m)과 시공비(200만원)를 충실히 소화했으며, 600년 고양시의 옛 이야기를 지도에서의 모양을 사용하여 풀어냈다. 옛 이야기라는 주제에 적합하게 앞으로 시공될 정원도 토속적인 느낌이 드는 소재를 사용하고, 돌담의 라인에 부드러운 곡선을 주면 감각적인 정원으로 조성될 것 같다.

또다른 동상에 선정된 ‘Sliding Puzzle’팀은 은상을 받은 ‘QR Code Garden’과 같이 실험성이 강한 작품이다. 요즘 도시정원에 많이 적용되는 콘테이너 가든을 퍼즐처럼 만들어보자는 의도가 담겨있다. 참신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시공되면 아주 인기 높은 정원이 될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주어진 시공비에서는 무리일 거라는 판단으로 이번 박람회에는 시공되지 못하게 되었다.

심사위원/ 김윤주·문현주·윤경은·이성현(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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