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건설 본사

쌍용건설이 완전 자본 잠식돼 주식시장 퇴출 위기에 몰렸다. 쌍용건설과 협력관계에 있는 약 20여개의 조경시공업체들도 당장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재하도급까지 하면 그 후폭풍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13위 건설사인 쌍용건설이 완전자본 잠식상태에 빠지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기준 4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공시했다.

특히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그동안 순손실만 5천 6백억원에 달한다. 결국 자산보다 부채가 1천4백억원이나 많아지며 자본전액 잠식 상태에 빠지게 된 것이다.

자본전액잠식은 주식시장 상장폐지 사유로 쌍용건설은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인 4월 1일 이전까지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해야만 증시 퇴출을 피할 수 있다.

쌍용건설이 자본잠식을 피하려면 1500억원 규모의 채권단 출자전환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채권단 모두 신규자금 지원과 출자전환을 꺼리고 있어 상황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쌍용건설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을 수밖에 없다.

쌍용건설이 이같이 위기에 빠지게 된 것은 침체된 건설경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미국과 영국, 독일, 싱가포르 등에서 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지만 국내 경기 침체로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자금 조달 압박에 시달려 왔다.

쌍용건설이 주식시장에서 퇴출 되면 카타르 지하철 공사 등 해외발주처의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를 통과한 19조원 상당의 해외수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는 데다 국내 건설업계 신용도까지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쌍용건설 위기의 파장은 고스란히 시공 하도업체에 전해져 줄도산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전해지고 있다.

조경시장 특성상 건설사와 협력사업이 주를 이루는 만큼 쌍용건설 협력사업을 벌여온 조경업체 수도 상당수에 이르며 피해에 직면해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1차 하도급 관계에 있는 조경 시공업체만 20여개다. 여기에 10여개의 설계업체까지 하면 총 30여개 업체가 1차 협력관계에 있다”라며 “여기에 시설물 업체, 자재 업체 등 재하도급 업체까지 고려한다면 상당수 조경업체가 쌍용건설과 협력관계 업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 위기에 사운이 걸린 조경업체만 30개업체가 넘고 그 후폭풍 영향권에 있는 업체가 그 배에 달한다는 셈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자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회사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위기가 단순히 쌍용건설에만 머물지 않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쌍용건설 뿐 아니라 지난달 한일건설과 금호산업이 연이어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건설사들의 자본위기가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어 조경시장에 미칠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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