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아미 (주)jtm종합건축사사무소 팀장
2013년 1월 23일. 내일은 한 달 동안 공사한 드디어 현장마감이다. 내 나이 35살. 지금 나는 (주)jtm종합건축사사무소 팀장이다. 나는 지금 치과 인테리어 공사 중이며, 그 공사는 대표님의 치과. 신기하지 않은가? 치과의사 겸 건축사라면 쉽지 않은 조합이지만, 세상엔 이런 사람이 있다. 38살에 잘나가는 치과의사를 접고(가족을 남겨두고) 미국으로 건축 공부하러 가는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결국에는 건축회사를 차린 사람이?

 

나는 작년에 직접 건축사사무소에 들어가서 몸으로 느꼈다. 조경은 건축의 하도회사라고, 건축의 협력업체라고. 건축사무소에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슬픈 현실을 우리 스스로 조경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만들었던 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인 즉, 우리 회사 건축설계부 소장은 공동주택설계만 12년이 넘은 분인데 조경계획·설계·수량·수목·시설물·동선배치 등등 조경에 대해서 구조, 설계, 시공시 주의점 등,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그러면서도 자긴 잘 모른다고 나중에 시간이 되면 조경에 대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고백을 하고 있다.

똑같이는 아니지만 조경쪽에 물어보자.

조경실무에서 12년 넘게 하면서. 건축에 대해서. 계획.설계.구조 등 건축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관심 있는 분이 얼마나 되는지. 나중에 시간이 되면 건축에 대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사람은. 과연 조경을 하는 사람들 중에 있을까?

적정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판을 키워서 더 큰 판에서 놀아보고 싶은 타짜처럼, 지금 나의 또래 조경하는 친구들이 우리가 조경학개론의 첫 단락에 나와 있는 ‘종합과학예술’을 하는 조경인이 되려면 조경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조금씩은 베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지금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하고 싶은데, 다시 시작하려면 돈이 시간이 용기가 부족해서 지금 현재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진 않는지.

그게 만약에 조경이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다. 불타는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생의 마지막순간까지도 사그라지지 않는 열정을 간직할 것이며 이들은 어떤 어려움이 닥치든 미래가 얼마나 암담하든 늘 열정으로 스스로를 격려할 것이다. 또 자신의 열정이 마음속에 간직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간직할 것이다. 잘못 들어선 길이란 원래 없는 법이다.


 

 

잘못 들어선 길은 없다.

 

                                            <박노해>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슬퍼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삶에서 잘못 들어선 길이란 없으니 온 하늘이 새의 길이듯

삶이 온통 사람의 길이니

모든 새로운 길이란

잘못 들어선 발길에서 찾아졌으니 때로 잘못 들어선

어둠속에서

끝내 자신의 빛나는 길 하나

캄캄한 어둠만큼 밝아오는 것이니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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