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선 솔뫼나무병원장

직업의 특성상 오래된 나무를 주로 대하게 된다. 노거수, 보호수, 천연기념물을 일년에 수백 주 만나게 된다. 동시에 오랜 시간동안 한 자리에서 자라온 우리 역사의 일부분인 이런 나무에 대한 보호 방법에 대해 몇몇 이견을 접하게 된다. 나무에 대해 많은 지식과 경험이 있는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분은 몇 백년을 한 자리에서 자라온 나무에게 별다른 조취를 취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보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수 백년을 주변 환경에 맞춰 살아왔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심지어 병해충 방제도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나무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본인으로서는 이런 주장에 쉽게 동의하지 못한다. 물론 일부분 맞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변 환경 변화없이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어 안타깝다.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무감각이 바로 그 중심에 있다. 기후변화는 사람만이 아니라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물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다.

바닷물의 온도가 약 40년간 2℃ 가량 상승했다고 한다. 1980년대에 가장 많이 잡힌 쥐치,멸치, 갈치, 명태가 2010년에는 멸치, 오징어, 고등어로 변화했다. 특히 한류성인 명태는 이제 거의 우리나라에서 잡히지 않는 어종으로 변화하고 말았다. 그 근본 이유는 바닷물의 온도상승 때문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불과 2℃의 변화가 대수로운가 생각할 수 있지만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에게는 절대적인 온도라는 사실을 우리는 망각하고 있다.

또한 겨울철 제주도에서만 생산되던 감귤이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도 생산이 되고 있다. 그리고 대구가 대표적 생산지였던 사과도 지금은 강원도쪽으로 생산지가 변화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열대과일이 제주도에서 생산이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사를 종종 접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기후변화에 기인하는 변화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 어종과 과일의 생산지가 바뀌었다면 당연히 나무에도 영향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데 나무는 직접적인 가치보다는 공익적가치가 크다보니 우리가 현실에서 변화를 쉽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나무도 더운 지역에서 잘 자라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추운 지역에서 잘 자라는 나무가 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지만 나무는 1-2℃의 기온 변화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소나무나 구상나무같은 수종이 몇 백년 이내로 우리나라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더불어 기온의 변화는 전에 없던 해충이나 병해의 발생을 다수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나무는 그대로 둬서는 안되는 것이다.

기온의 변화만이 아니라 여름철 전에 없던 고온, 수차례 통과하는 태풍, 겨울철 매년 갱신하는 최저온도 등도 기후변화의 영향임을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자연의 변화에 모든 사항을 대처할 수는 없다.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나무에 대해 경외를 취하는 한편 최소한 인간이 할 수 있는 대처는 적극적으로 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제 마지막 연재를 마칩니다. 지난 2년이 넘는 기간동안 부족한 내용임에도 격려해주시고 새로운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채찍질 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비록 ‘색깔로 보는 나무치료이야기’는 여기에서 마무리하지만 조만간 새로운 주제로 다시 뵐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함께 고민해주신 한국조경신문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솔뫼나무병원 02-429-7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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