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희(서울시 공원조성과장)

도시공원은 경관구성, 환경보전, 방재, 레크리에이션 등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

그중 경관구성은 심미감, 계절감, 자연감, 생명감, 조망성 등으로 표현할 수 있고, 환경보전은 생태계의 보전, 도시환경의 조절 및 보호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방재는 홍수, 붕괴, 연소 등의 재해방지와 피난유도, 피난수용 등의 피난 기능을 들 수 있으며, 레크리에이션은 운동, 유희 등의 동적 레크리에이션과 모임, 감상, 교화, 휴양 등의 정적 레크리에이션으로 요약할 수 있다.

도시공원의 볼거리 제공 등 관광자원화는 일종의 경관구성 기능 강화로서 국내는 물론 해외관광객 유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므로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도시공원의 볼거리, 구경거리 강화 등 관광자원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방안이 있으며, 몇 가지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 번 째 도시공원의 종합예술성 강화다.
인구와 건물이 밀집한 도시에서는 자연공간이 부족하므로 공원이 더욱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비좁은 도시공간에서는 공원이 비교적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공원 내에는 다양한 시설들이 입지해 있다. 도시계획에 의한 도시공원에는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설치할 수 있는 시설이 제한되어 있지만, 녹지 뿐만 아니라 도서관·체육관·공연장 등의 건축물, 운동장·광장·도로·산책로 등의 평면시설, 조형물·동상·기념비·조각품 등 조형시설, 연못·분수·개울·벽천 등 수경시설 등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따라서 공원을 잘 조성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조경뿐 만 아니라 건축, 토목, 식물, 생태, 기계, 전기, 야생동물, 수문, 미술, 법률, 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

동상, 기념비, 조형물, 건축물 등 공원 내 시설물 하나하나도 훌륭한 예술작품이지만 도시공원에는 다양한 시설들이 입지해 있으므로 개개시설과 녹지 그리고 자연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면 공원 전체가 훌륭한 종합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

예술성이 뛰어난 공원의 사례로는 이탈리아의 구엘공원, 우리나라의 선유도공원과 북서울꿈의숲 등을 들 수 있다. 구엘공원은 잘 알려져 있듯이 저명한 가우디의 작품으로 건축물을 비롯하여 공원 전체가 뛰어난 종합예술작품이다.

선유도공원은 정수장을 공원화한 곳으로 대부분의 기존 정수시설들을 재활용하였으며 보행육교도 선유도와 조화를 이루어 예술성을 더하고 있다. 북서울꿈의숲은 경사지를 활용하여 건축물을 배치하고 낮은 곳에 연못을 만들어 지형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도시공원을 훌륭한 예술작품으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관련 전문가의 협업과 토론이 중요하다. 조경, 건축, 토목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두루 뛰어난 한사람의 전문가가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도시를 아는 조경가, 조경을 아는 도시전문가 등이 주축이 되어 협업을 하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공원 내 건축물은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공원은 녹지를 비롯한 자연이 중요하므로 공원 내 건물이나 시설물은 없는 듯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공원조성계획 심의 시 대부분의 건축가들이 건축물을 부각시키려고 하고 있으나, 건축물을 부각시키려면 자연지형을 훼손하고 건물을 높이며 화려한 색상과 외형이 필요하므로 공원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자연환경을 살리고 기존의 자원과 환경에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생태공원, 환경재생공원으로 기존지형을 이용하고 지형훼손을 최소화하며 개울, 연못 등을 살리는 것은 물론이고 포장도 하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수장, 공장 등 기존시설이 있는 경우에는 기존시설을 없애는 것 보다는 흔적을 남기면서 재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넷째, 아무래도 뛰어난 조경가, 건축가 등 예술가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어 주도하고 전문가와 시민들이 보완하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예술성이 뛰어난 공원은 뛰어난 작가의 영감에 의한 작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 째, 도시공원의 테마 부여다.
공원에 알맞는 주제와 스토리를 찾아내고 주제에 맞는 시설을 설치하며 스토리텔링을 꾸미고 흔적을 잘 보관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뉴욕의 ‘하이라인’은 철도 흔적을 잘 보존하여 유명하듯이, 서울의 경춘선 폐선부지도 철도 흔적을 잘 보전하여 활용하면서 공원으로 만들면 관광기능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제공원은 크게 역사공원, 문화공원, 사적공원, 묘지공원, 체육공원, 생태공원 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위락공원, 수경공원, 인권공원 등 다양하게 세분할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역사적 가치가 있는 성곽, 탑, 고건축물, 사찰 등을 잘 보존하여 활용하고 저명인의 생가, 사적 흔적 등을 복원하거나 스토리텔링화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공원이용프로그램의 활성화를 들 수 있다. 꽃 축제, 전시회, 박람회 등 계절별로 공원을 잘 가꾸고 공원에 알맞은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면 공원의 볼거리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벚꽃축제, 억새축제, 공원걷기대회, 난전시회, 숲속여행, 생태체험, 유아숲 체험, 녹화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나 더 많은 프로그램의 개발과 활성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시민참여 활성화를 들 수 있다.

공원조성과 관리에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주제공원화 및 이용프로그램 활성화와도 연관되어 있다. 시민들이 적극 참여함으로서 스토리텔링이나 주제부여에 도움이 되며, 이용프로그램의 활성화와 시민참여활성화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모으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고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도시공원 만큼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대상도 드물 것으로 생각된다. 시민의견을 효과적으로 집약하고 시민참여를 용이하게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하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건설과 부동산을 비롯하여 조경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며,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의견에 공감하며, 서울시의 내년도 공원녹지 분야 예산은 약 4000억원으로 금년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므로 여건도 차츰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도시공원의 관광자원화는 이 불황을 이기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 지혜를 짜내고 힘을 합치면 도시공원의 관광자원화에 대한 더 좋은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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