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심정은 어떠한가?
내가 내년이면 팔순이다. 그동안 살아온 인생을 정리하며 자서전을 써놨다. 팔순을 맞아 책을 펴내고 출판기념회와 함께 조촐한 자리를 가지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평생을 나쁜 짓 안하고 열심히 일 하고 학생들 가르치며 살아왔는데 내 말년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슬프다. 나보다도 아내가 감당해왔고 앞으로 닥쳐올 불행을 생각한다면 미안하기 그지없다. 아무쪼록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자녀들과 상의해봤나?
우리 아이들은 봉급쟁이들이다. 대학교수나 연구원이어서 몇십억 규모의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된다. 그래서 내가 잘 처리할 테니 염려하지 말라고 달래고 있는 상태다. 이 일은 자녀들에게도 피해주지 않고 어쨌든 내가 발 벗도 나설 문제다.

식물원 실패의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나는 평생 연구하고 학생들 가르치는 일만 했다. 그리고 정말 하고 싶어서 한국정원 만드는 일을 원 없이 해왔다. 그런데 내 능력은 거기까지다. 경영은 전혀 다른 영역인데, 처음부터 돈 벌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너무 몰랐다. 식물원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객들을 위해 식당과 편의시설 설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경영에 대해서 무지했던 게 원인이었다.

어떻게 수습되기를 바라는가?
무엇보다도 경매로 넘어가기 전에 해결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법원 경매를 통해 불특정인이 낙찰받게 되면 우리 식물원이 투기의 대상이 되거나, 제거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뜻 있는 분이 나타나서 인수가 돼서, 우리 부부도 채무의 고통에서 벗어난 여생을 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인수에 관심 가질 분야가 어떻게 되나?
지금의 동산식물원을 계승 발전해서 식물원을 운영할 수도 있고, 자연학습장이나 기업 연수원, 연구소, 요양병원이나 종교시설, 문중 중앙회장, 전원주택단지 등등 다양한 분야가 들어올 수 있겠다. 이미 정원이 조성돼 있기 때문에 쾌적한 환경을 적극 활용할 업종이라면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대학이나 사회복지시설 등 공익재단에서 뜻이 있다면 선행조건 해결을 전제로 기부할 의사도 있다. 따뜻한 관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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