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올해 최고상을 수상했던 한국의 황지해 작가가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2012 가드닝월드컵’에서 동상을 수상해 뒷말이 무성하다. 작품에 대한 평가보다는 한일 관계 등 대한 외적인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편파 심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디자이너가 뽑은 최고작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4명의 심사위원 중 1명이 한국정원이 금상을 수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그는 한국정원에 직접 찾아와 지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관람객의 반응’을 고려해야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독도 문제로 촉발된 현 시국에서 한국정원에게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던 정서가 있었다고 고백한 것이다.

이 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말레이시아 작가는 황 작가를 찾아와 “최고상은 한국정원에 수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첼시플라워쇼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세계 최고 디자이너 10명을 초청해 놓고, 작품에 대한 진정한 평가보다는 정치적인 논리에 의해 작품을 평가 했다는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올해 2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황지해 작가가 “일본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는데, 참석해야 할지 고민이다”라며 “출품작에 대한 진정성 있는 평가보다는 그 외적인 부분 때문에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들러리만 서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된 모양새다.

주최측 관계자 역시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 없지만, 정치적 논란을 피하고, 상업적으로 도움이 되는 작품을 선정해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남아프리카공화국 데이비드 데이비드슨 디자이너는 “한국정원에 담긴 정신과 철학, 메시지가 완전히 잘못 이해됐다. 심사위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며 황 작가에게 친필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가드닝월드컵 심사위원단 좌장은 영국 왕립원예협회(RHS)의 회장과 더불어 실질적인 수장 격인 밥 스위트 총감독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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