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지훈 부항댐건설단장

지난해 12월21일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사상 처음으로 댐 건설단장에 조경직이 부임했다. 댐을 만드는 건설단은 지금까지 대부분 토목에서 단장직을 수행해왔기 때문에 조경직의 건설단장 취임은 이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수자원공사에서 26년을 근무한 류지훈 부항댐건설단장이다.

“조경직이 건설단장을 하면 더 잘 수 있구나”하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는 류지훈 단장을 만나 부항댐건설단의 변화와 향후 조성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건설단장 부임에 대한 소감?
조경직으로는 처음 건설단장에 부임한 것만으로도 매우 기쁘다. 그러면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 잘 해야겠다는 조바심과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다. 적어도 “조경직이 건설단장을 하면 더 잘 할 수 있구나”하는 인식을 심어 주고 싶고, 이를 통해 조경직은 물론 다른 직종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다.

8개월동안 내부적인 변화는?
큰 변화는 없다. 다만, 건설단장직을 수행하면서 소통과 배려의 중요성을 새삼 알게 됐다. 부항댐건설단에는 조경·토목 등 8개 직종에 총 22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을 화합시키는게 나의 역할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토크콘서트 등 직종간 협업과 소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취임이후 댐 건설에 변화가 있다면?
이전까지 토목공학적인 일을 했다면 앞으로는 공학에 생태와 문학을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이제는 국민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토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학에 역사문화, 스토리텔링, 환경복원 등을 접목시켜야만이 부항댐을 명품화시킬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스터플랜도 몇 가지는 변경됐다. 철거예정이었던 현장사무실을 활용해 예술촌으로 만들고, 물문학관을 지역시민들에게 열린공간으로 제공하고, 스토리텔링을 도입하는 등이 수정됐다.

부항댐은 어떤 댐인가?
부항댐은 경북 김천에 위치해 잇으며, 지난 2006년에 공사를 시작해 2014년 6월 완공예정이다. 댐은 CFRD(콘크리트표면차수벽형석괴댐)로 높이 64m, 길이 472m로 총 저수용량 5400만㎥로 중소규모 댐이다. 부항댐은 김천 연안의 홍수피해 경감과 경북 서북부권의 용수공급 그리고 공원 조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건설되고 있다.

부항댐의 특징?
명품댐은 잘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받을 때 진정한 명품댐이 되는 것이다. 이런 댐을 건설하기 위해 하드웨어만을 구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까지 구축한 이후에 운영관리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부항댐은 국민들로부터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명품댐으로 만들기 위해 이용프로그램 구축과 동시에 지역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운영관리시스템을 도입해 다른 댐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자 한다.
또한 부항댐은 친환경댐을 추구하고자 한다. 자연환경 파괴를 최소화시키면서 기존의 시설물을 재활용하게 된다. 가령 댐을 신축할 때 기존에는 주변의 암반산을 깍아서 그 골재를 사용해 댐을 축조하지만, 부항댐은 수몰지역 내 하천에 있는 골재를 채취해 댐을 쌓았다. 또한 댐 주변을 잇는 순환도로 건설시에도 주변환경 훼손을 최소화 했으며, 현재 현장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가건물 역시 폐기하지 않고 예술촌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 그게 바로 친환경이다.

▲ 류지훈 단장
부항댐 이용활성화 방안?
우선 주요시설물을 이용해 특화하는 ‘부항 6경’과 수몰지 내 유물과 상류순환도로를 활용하는 ‘굽이굽이 30리’ 등을 통해 경관을 특화했다. 또한 기존의 이․치수 중심의 댐 건설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댐은 우리것’ 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선도할 수 있도록 하는 댐 건설 패러다임 변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현장사무실을 김천시 예술단체 등과 거버넌스를 구축해 ‘예술촌’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예술촌에서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방문객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당초 K-water 홍보관으로 활용하려던 ‘물문화관’은 전시실, 전망대, 갤러리 등 지역주민을 위한 열린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댐 하류에 조성되는 테마공원은?
댐 하류에는 21만8000㎡ 규모의 산내들생태문화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댐 배면부는 기존 산림축이 연계되도록 식생을 복원하게 되고, 하류공원에는 예술촌, 오토캠핑장, 물놀이장, 야외공연장, 이영보 효자각(복원) 등을 조성해 문화, 예술, 레저, 교육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조경 방향?
K-water 조경은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수자원·단지·친수사업 등이 공사에서 수행하는 업무의 한축을 이루고 있다. 과거에는 조경이 친수공간 조성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생태환경과 친환경성을 고려하고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스토리텔링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개발과 기후변화를 화두로 지속가능한 관광과 생태관광 개념도 도입되고 있다. 아울러 LH는 신도시를 조성하면 지자체로 이관되지만, K-water는 댐을 만든 이후에도 우리가 관리하기 때문에 댐에 대한 이용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조경업체에게 바라고 싶은 점은?
40년동안 조경분야는 많은 발전을 했다. 이제는 조경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고민하고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적 변화 속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실천적 전략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각 전문분야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한국 조경의 새로운 지향점과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조경전문가를 키웠으면 한다. 조경업체가 영세하다보니 사람에 대한 투자가 안 된다. 업계가 성장하려면 조경전문가를 키워야 하며, 전문가 양성은 조경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또 조경인들도 단순히 관리만 하지 말고, 공원을 경영했으면 한다. 관리와 경영의 차이는 이용관리시스템을 돌리느냐 안돌리느냐의 차이에 달렸다. 조경인들도 이용관리시스템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길 바란다.

앞으로 계획은?
현재 내가 해야 할 일은 국민들에게 환영받는 댐을 만드는거다. 그러기 위해서 국민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국민들 눈높이에 맞춰야 하며, 완공된 이후에는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은 댐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다.


▲ 부항댐조감도

 


▲ 부항댐 마스터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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