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뫼나무병원장 이태선

아이들과 공원같은 야외로 나가면 식물에 관심을 좀 더 갖게 하려고 “저게 뭐지?” 하면 시선을 꽃이나 나무쪽으로 유도를 한다. 그런데 꽃을 보던 아이가 갑자기 “진딧물이다. 그럼 무당벌레도 있을텐데” “개미가 있나?” 이러면서 꽃을 유심히 관찰한다.

기억이 있나싶어 “진딧물이 있으면 왜 무당벌레와 개미가 있는데?” 은근 질문을 했더니 제법 대답이 야무지다. “무당벌레가 진딧물을 잡아먹는데 그것을 개미가 물리쳐줘 그리고 개미는 진딧물엉덩이에서 나오는 똥을 먹어 똥~ ”

진딧물이 분비하는 감로(甘露)를 말하는 모양이다. 진딧물은 식물에 기생하여 흡즙하면서 피해를 주는데 흡즙 피해말고도 감로에 의한 피해도 있다.

진딧물, 깍지벌레, 가루이 등과 같은 흡즙성 해충이 내는 감로는 곰팡이도 좋아하는데, 바로 가지나 잎을 검은 그을음이 앉은 것 같은 병반을 형성하는 그을음병균이다.

그을음병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곰팡이들은 식물에 직접 기생하여 피해를 주지 않고, 흡즙성 해충이 내는 분비물을 영양원으로 번성하므로 그을음병이 크게 번성하지 않으면 식물에 큰 피해는 없지만 나무의 관상가치를 떨어뜨리는 피해를 준다. 또한 그을음이 두껍게 쌓이는 경우에는 그을음이 햇빛을 차단하여 나무의 광합성을 저해시키는 피해를 준다.

그을음병 방제는 이 증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곰팡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해충이므로 방제를 위해서는 살충제를 살포하여야 하므로 증상이 아닌 발생원인 해충의 진단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야 적합한 약제 및 방제시기를 정할 수 있다.

또한 그을음병과 흡즙성 해충은 가지치기를 하지 않거나 밀생된 수목 등 통풍이 잘 되지않거나 투광이 잘안되는 수목에 많이 발생하므로 가지치기 등 관리를 하면 발생밀도를 낮출수 있다.

그을음을 유발한 대표적인 해충으로 소나무가루깍지벌레(Crisicoccus pini)가 있다. 소나무가루깍지벌레는 약충과 성충 모두 신초와 가지에서 수액을 흡즙하는 해충으로 전파속도는 느리지만 대 발생할 경우 신초의 생장이 둔화되고, 잎의 고사 등의 피해가 나타난다.

소나무가루깍지벌레는 1년에 2회 발생하는데 산란시기는 5월중순~7월하순, 8월 하순~9월이다. 방제방법은 약충발생시기에 페니트로티온 유제를 충분히 살포한다. 소나무가루깍지벌레는 소나무 잎 사이사이에 기생하는 있기 때문에 충분한 약량을 살포하지 않으면 방제효과가 떨어지므로 유의하도록 한다.

또 그을음병이 많이 발생하는 수종이 배롱나무인데, 배롱나무의 줄기와 잎을 검게 만드는 것은 배롱나무주머니깍지벌레(Eriococcus lagerstroemiae)이다. 배롱나무주머니깍지벌레는 1년에 2~3회 발생하는데 부화시기는 6~7월, 8월하순, 9월이다. 흰색의 주머니 모양의 깍지를 쓰고 있어 성충기에는 방제효과가 떨어지므로 페니트로티온을 부화약충기에 집중적으로 2~3회 살포한다.

(솔뫼나무병원 02-429-7545)

 

▲ 소나무가루깍지벌레 피해에 의해 나타난 그을음

 

 

▲ 신초를 가해하고 있는 소나무가루깍지벌레

 

 

▲ 신초를 가해하고 있는 소나무가루깍지벌레

 

 

▲ 배롱나무주머니깍지벌레에 의한 줄기와 잎의 그을음 증상

 

 

▲ 배롱나무주머니깍지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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