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 중류부를 가로질러 경북 고령군과 대구광역시 달성군을 연결하는 다리인 박석진교 일대에 발생한 녹조류  <자료출처:녹색연합>

지난 몇 주간 4대강을 중심으로 한 주요 하천에 온통 녹색으로 물드는 ‘녹조 현상’이 극심해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6월 말 낙동강과 북한강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녹조가 이제는 낙동강과 한강 전지역에 걸쳐 발생하더니 금강과 영산강에도 퍼지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도 무더운 여름철이면 가끔씩 ‘녹조현상’이 발생됐다는 소식을 접한 바 있었지만 올해 유독 심했던 ‘녹조’ 때문에 국민들은 그 정체와 발생 원인에 관심이 높아지게 됐고 더 나아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답을 요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녹조가 확산되면서 그 원인을 두고 시민단체 등은 4대강 사업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한 반면 정부는 폭염과 가뭄 때문이라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4대강 사업으로 생긴 수중보 등이 하천의 유속을 감소시키는 등 강물 흐름에 변화를 일으켜 녹조가 확산됐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환경재단에서 열린 ‘4대강 전역의 녹조현상 전문가 진단’에서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한강의 6개 댐이 강물의 체류시간을 늘렸고 낙동강도 8개 보가 새로 생겨 유속이 완만해지면서 녹조가 확산됐다”고 분석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4대강 16개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부는 “최근 폭염과 가뭄이 원인”이라고 직접 해명에 나선데 이어 환경부가 시민단체에 지적에 반박하고 나섰다.

▲ 8월 초 낙동대교 주위 하천에 녹조류가 증가하면서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자료출처:녹색연합>

이번 녹조 대란의 원인이 폭염과 가뭄과 같은 이상 기후변화를 비롯해 4대강 공사에 따른 보 설치로 인한 인한 유속 감소와 생태환경을 고려치 않은 토목공사로 인한 수질 환경 변화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모두 적용되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온과 각종 토목공사로 제 모습을 잃은 생태변화에 커다란 변화가 없다면 녹조대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장 올해 녹조 현상도 수문 개방을 통한 긴급 방류와 함께 적당한 비가 내리더라도 부영양화를 유발하는 영양염류의 유입을 차단하지 못한다면 녹조 확산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을 환경부와 전문가들이 한뜻으로 내놓고 있다.

정부는 일단 먹는물 보호를 위해 경기도와 서울 각 정수장에 녹조제거에 효과를 보이는 분말 활성탄을 이용한 정수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더해 환경부는 10일 조류 확산에 대응해 발생억제부터 정수처리 강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는 총체적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추가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강 상류에서 흘러오는 조류를 미리 제거하지 않는 이상 사후처리 작업에 해당하는 정수 작업만으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8월 중 북한강과 낙동강에 조류제거선을 투입하기로 하고, 조류발생 우려 하천을 중심으로 연차적인 조류제거선 확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또 2차 오염논란 방지를 위해 약품을 제외한 황토 살포를 강화하고 조류제거시설 설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오염원 관리 강화를 위한 정부합동종합대책과 조류중점관리지역 지정 및 관계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하지만 정부의 이와 같은 대책과 함께 이번 녹조대란이 벌어진 배경으로 지목된 이상고온과 가뭄 등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와 4대강 공사 등으로 인해 하천생태계 변화에 따른 부정적 요인 등 다각적인 분야의 검토 및 연구를 통한 보다 건강한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이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녹조현상은 강이나 호수 등에 질소나 인 등의 영양물질이 과다하게 공급됐을 때 식물성 플랑크톤인 녹조류가 크게 늘어나 물빛이 말 그대로 녹색으로 변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물이 녹조에 덮히면 수중으로 햇빛이 차단되고 용존산소 유입이 방해를 받으면서 수중생물이 죽어 생태계를 파괴하는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녹조류 중 남조류는 독성물질을 발생, 독소 성분이 녹아들어간 물을 사람이 마신다면 건강상 문제를 유발할 수 도 있어 최근 낙동강이나 한강 등 상수원의 녹조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조류가 발생하는 독소 중 인체에 해롭지 않지만 악취를 풍기는 지오스민이 한강과 금강 일대에 검출되고 있고 낙동강 수계 일부 구간에서 간질환을 유발하는 유해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도 소량 검출되면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 낙동강 중류부를 가로질러 경북 고령군과 대구광역시 달성군을 연결하는 다리인 박석진교 일대에 발생한 녹조류 <자료출처: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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