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잎의 일부만 갈색으로 변한 병든 잎

모든 아이들이 귀하고 소중하다는 표현으로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라는 속담이 있지만 요즘은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지만 덜 아픈 손가락은 있다”라는 말을 한다. 백번 공감가는 말이다. 남자아이 둘을 키우는 나로서는, 말썽피우고 떼 부릴 때면 깨물어도 안 아플 것 같다.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수들은 남다른 보호를 받는 나무지만 일반 조경수 중에서도 더 신경쓰고, 관심을 가지는 나무가 있다. 바로 기념식수나, 상징목, 청사 앞에 있는 나무 등 이다.

그런데 청사입구 소나무의 잎이 갑자기 모두 떨어져 소나무가 고사한 것 아닌가 하고 담당자가 급하게 연락이 왔다. 현장을 확인 해보니 구엽이 모두 떨어져 잎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 보였지만 신초는 살아있는 전형적인 잎떨림병 증상이었다.

소나무류 잎떨림병은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잣나무와 곰솔에서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고, 특히 잣나무 잎떨림병균은 1980년대에 잣나무조림지에서 큰 피해를 주었다. 큰 나무 보다 15년생 이하 어린 나무의 수관하부에서 발생이 심하게 나타난다.

또한 가을에서 겨울사이의 기온이 따뜻하면 이듬해 피해가 심하게 발생할 수 있다. 피해 증상은 새잎이 나오기 전인 3~5월경 구엽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일찍 떨어진다. 병든 잎은 전체적으로 연갈색으로 변하여 낙엽되는 것도 있지만 때로는 잎의 일부분만 연갈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낙엽이나 갈색으로 변한 침엽부위에 작은 쌀알갱이 같은 검은색 반점(자낭반)이 형성된다. 이 자낭반은 비가 내린 직후나 다습한 조건에서 병원균 포자가 비산하여 새로 나온 잎의 기공을 통하여 침입하게 된다. 병원균이 침입한 잎은 담갈색의 작은 반점이 생긴다.

소나무류 잎떨림병원균은 잣나무의 경우에는 강한 병원성을 가지고 있어 잣나무를 침해하지만 소나무의 경우는 병원성이 매우 약하다. 그래서 잣나무는 튼튼한 수목에도 발병조건이 이루어지면 병이 발생할 수 있지만 소나무의 경우는 대체로 이식목이나, 공원지역이나 유원지 등 토양조건이나 생육환경이 불량한 곳의 수세가 약한 수목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소나무류 잎떨림병에 걸린 나무가 급격히 말라 죽지는 않지만 구엽이 모두 떨어지기 때문에 수년간 계속적으로 피해를 받으면 생장이 뚜렷하게 떨어지므로 적절한 관리를 해줘야한다.

방제법은 병원균이 병든 낙엽에서 자낭포자를 형성하여 전염시키므로 병든 낙엽을 제거하여 병원균의 전반을 막는다. 또한 주로 수관부 아래쪽에서 많이 발생이 심하고, 병원균이 습한 조건을 좋아하므로 어린나무의 경우 풀깍기를 하고, 아래쪽 가지치기를 하여 통풍을 좋게한다. 소나무의 경우는 건강한 나무보다는 쇠약한 수목에 병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나무를 튼튼하게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약제 방제방법으로는 병원균이 전반되는 시기인 6월~8월경에 베노밀 수화제 또는 만코제브 수화제를 살포한다. 소나무류 잎떨림병의 경우 구엽이 모두 떨어진 뒤에는 신초가 정상적으로 잘 나오고 건강하게 생장하는 것 같아 방제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 잎떨림병에 걸린 나무 구엽은 모두 떨어지고 신초만 남아있다.

 

 

 

▲ 성숙한 자낭반 자낭반이 벌어져 입술모양으로 되었다.

 

 

 

▲ 검정색의 볼록하게 형성된미성숙 자낭반

 

 

 

▲ 미성숙 자낭에서 나온 분생포자

색깔있는 나무의사
이태선(솔뫼나무병원장)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