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된 국내 영화 중 ‘건축학개론’이라는 영화가 40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모여들어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흔한 남녀의 사랑이야기이며 주인공이 대학생 시절에 같이 수강했던 과목이 인연이 되어 나중에 집을 지으려다 다시 만나서 사랑으로 엮어지는 러브스토리이다. 그리고 건축이라는 장르가 국민의 관심사로 급부상을 했다.

우리 생활 주변의 사소한 이야기도 매스컴을 타거나 드라마에 등장을 하게 되면 매우 커다란 파급 효과를 나타나게 한다. 그래서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출연했던 장소가 관광명소가 되고 한류의 유명세를 치르게 된다.

‘조경학개론’을 생각해 본다. ‘조경학개론’이라는 강좌는 조경을 전공으로 입학한 대학생들과 조경에 관심이 있는 타 전공학생들이 접하게 되는 과목이 되며 자연과 인간 그리고 환경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생태, 계획, 시공, 구조, 동서양 조경의 역사 등에 대하여 개괄적인 개념을 배우게 된다. 어쩌면 이 과목을 수강한 학생들 중에서 나중에 설계자와 고객으로 만나서 옛날의 추억을 계기로 사랑을 나누고 인생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예로부터 정원과 공원은 유년기부터 사춘기 청년기를 지나면서 수많은 경험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이며 장년기와 노년기에도 여러 계층들이 함께 어울리는 소중한 공간이며 여러가지 조경시설이 조성되어있는 장소이다.

이렇게 정원과 공원은 우리 생활에 중요한 공간이라서 그런지 조경공간을 조경분야가 아닌 인접분야에서 자기들 사업의 대상으로 하여 진출을 꽤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 때문에 조경가들은 전공분야에 대한 타 분야의 업역 침해라고 우려와 불만의 소리를 내고 있고 특히 법과 제도에 대하여는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조경계의 족적과 행태를 보면 조경분야에 대한 독창성을 주장하기에 만족스럽다고 할 만한 것들이 많지 않다고 본다. 업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는 단체나 조경인들이 조경업의 위상을 위하여 객관적으로 인정을 받을 만큼 그 역할을 다했는가를 묻고 싶다. 자신의 편안함과 개인적인 일에만 몰두하느라 전체를 보지 않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학문을 연구하는 교수부터 설계, 시공, 관리, 소재와 자재생산 등의 분야에서 개인적인 행동만 한다면 장래의 조경분야는 전문분야가 아니라 누구나 진출할 수 있는 동네북이 될 것으로 염려된다.

정부에서 정해진 용역의 댓가를 무시하고 혼자만 살겠다고 덤핑을 하게 되면 조경설계의 가치가 하향평준화 될 것이 뻔하고 자신의 회사만을 위하여 경쟁사의 정보와 인력을 빼간다면 대한민국의 원천기술을 비열하게 훔쳐가는 이웃나라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조경의 모든 영역을 한 곳에서 섭렵한다면 누가 그 전문성을 인정해 줄 것인가! 지금 열리고 있는 조경박람회를 보면서 흩어져 있는 학회, 단체의 모습과 따로 노는 조경인의 행태는 조경의 앞날을 장미빛으로 만들기 어렵다고 느껴진다.

‘조경학개론’이란 영화가 생겨서 관심이 집중되는 사회적 환경이 되려면 조경의 품격과 가치를 지키고 높여가는 조경인들의 단결과 자정 노력이 필요한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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