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지면서 지방 출장이 잦아지고 있다. 어떤 날은 하루에 1,000km 가까이 운전을 하는가 하면 어떤 날은 3-4개 시·군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나무 진단에 빠진다.

그런 힘든 일정 속에 만개한 흰색의 이팝나무 꽃은 마음을 여유롭고 환하게 만들어준다. 4월중에는 벚꽃을 보는 재미에 다녔다면 5월에는 이팝나무 꽃을 보는 재미에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로수로 이팝나무가 많이 심겨져 있다.

예로부터 꽃잎의 모양이 쌀과 닮았다고 해서 이밥나무라고도 불린 나무가 이팝나무이다. 또한 이팝나무의 꽃이 피는 양을 가지고 가을 풍년을 예상한다는 등 우리 서민과는 밀접한 나무이다. 요즘에는 내공해성이 좋고 특별한 병해충이 없으며 꽃을 볼 수 있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식재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신경쓰지 않던 병해충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아직 학명이나 방제법이 특별히 밝혀지지 않아 관심이 요구된다.

우선 이팝나무 줄기에 둥근 분비물 같은 것으로 둥굴게 만들고 그 안에서 생활하는 이팝나무혹응애(가칭)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그렇지 가로수로 식재된 이팝나무의 가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피해가 의외로 많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묘목에서는 피해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팝나무혹응애의 피해가 나타난 묘목 상당수는 수년에 걸쳐 고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약제는 디메토에이트 유제를 3-4회 일주일 간격으로 살포하면 효과가 있다.

병해로는 녹병이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녹병은 기주교대를 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중간기주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직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중간기주는 알려져 있지 않다. 요즘 시기에 밀식된 숲에서 종종 보이는데 녹병의 특성상 중간기주와 함께 방제하지 않으면 방제 효과가 떨어지므로 앞으로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진다.

아직 녹병에 의한 피해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중요도는 뭐라 말 할 수 없지만 이런 새로운 병해충이 새롭게 나타날 때마다 대처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나무의사 입장에서는 심리적 압박감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이런 병해충을 하나둘 치료해 나가는 전문가로서의 입장도 은근 자랑스럽다.

 

▲ 그림1 하얀색 꽃이 아름다운 이팝나무

  

▲ 그림2 이팝나무혹응애(가칭) 피해 줄기

 

▲ 그림3 이팝나무혹응애(가칭) 피해부위 근경

 

▲ 그림4 이팝나무녹병(가칭)의 표징

 

▲ 그림5 이팝나무녹병(가칭) 표징 확대

색깔있는 나무의사
김철응(월송나무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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