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박람회를 해외에서는 ‘가든쇼’라고 많이 부른다.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 서울정원박람회가 6개월 전 준비를 시작하면서 내걸었던 슬로건은 바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서울가든쇼’가 되겠습니다~”. 박람회 사이트 주소 또한 www.gardenshow.kr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브랜드 확장성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리디아의 정원’ 주제관과 더불어 이번 서울정원박람회가 야심차게 준비한 기획관 ‘함께 만드는 정원’이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서는 네 가지 작은 쇼들이 순차적으로 펼쳐지게 된다.

우선 기획관 ‘함께 만드는 정원’은 관람객들에게 정원을 어떻게 만드는지 그 과정을 직접 시연해 보이는 또 하나의 전시 콘셉트로 구성했다. 이성현 푸르네 대표가 총괄 진행하게 되는 이 프로젝트에는 숙련된 정원사 몇 명과 사전에 신청한 미숙련 푸르네 가든 볼런티어들이 어우러져서 미리 설계된 정원을 조성하게 된다. 이 과정에는 해설사의 설명이 곁들여지고 시공현장 주변에서 관람객들이 지켜볼 수 있도록 벤치와 시야를 확보했으니, 이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가드닝쇼’가 되겠다. 이미 선발된 50여명의 볼런티어들이 15일부터 7일간에 걸쳐서 연인원 230명 몫의 일을 체험하게 된다. 두 번이나 오리엔테이션을 갖기도 했다.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15일부터 박람회가 개막되기 전까지 가드닝쇼를 위한 준비작업을 하게 되고, 17일부터 이틀동안 실제 시공과정을 선보이면서 정원이 완성되고 나면, 19일과 20일에는 그 정원에서 ‘푸드쇼’와 ‘뮤직쇼’가 펼쳐지게 된다. 오전에 전문 쉐프가 진행하게 될 푸드쇼는 텃밭정원 채소를 직접 따서 요리를 시연하고 만들어진 음식은 관람객들과 시식하는 즐거움을 나누게 된다. 또 오후시간에 펼쳐질 뮤직쇼에서는 어린이관현악단 20명의 풋풋한 솜씨로 정원과 어울리는 음악들이 울려 퍼지면서 관람객들은 더욱 매력적인 정원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4일간의 박람회가 끝나서 뚝딱 철거해야 한다면 얼마나 황망할까? 서울정원박람회는 그런 관람객들의 마음까지도 눈치챈 듯 하다.

박람회가 끝나면 이 정원은 해체해서 이튿날 용인시에 소재한 노인요양시설에 기부 시공될 예정이다. 생색내기를 목적으로 하는 쇼가 아니라, 기부사업을 축제처럼 즐기면서 행복을 나눈다는 의미의 ‘기부쇼’가 대미를 장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소요자재 중 상당수는 조경업체들로부터 기부 받았으며, 푸르네 가든 볼런티어들 또한 무보수로 시공에 참여한다.

오늘 우리는 세상 사람들 모두가 행복해 지는 네 가지 ‘쇼’를 살펴봤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작은 정원 하나를 통해서도 다양한 벅찬 행복 느낄 수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정원문화가 우리 삶을 행복하게 바꿔 주는 것을 모르고 있어야만 하는가?

한편, 서울정원박람회를 주최하고 있는 (주)한국조경신문에서는 꼭 1년 전 경기도 양평군에 소재한 아동보육시설 ‘신망원’에 조경기부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온통 돌밭이어서 아이들에게 위험하기만 하던 공터를 15개 조경업체들의 정성을 모아 2억 4천만원 상당의 드림프로젝트를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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