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에게 ‘집’을 그려보라 하면 보통 창이 있는 사각형을 그리고 각양각색의 지붕을 올린다. 그리고 집 옆에는 커다란 나무를 그리고 집 주변에 조그만 ‘뜰’을 그려 넣는다. 그 뜰에는 꽃이 자라고 나무에는 새가 드나든다.  

하지만 나무가 있고 뜰이 있는 집에 사는 아이들은 요즘 흔치 않다. 대부분 길쭉하게 솟고 빼곡하게 자리 잡아 아파트 등 ‘성냥갑’ 같은 건물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예부터 우리나라는 ‘뜰’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정원문화는 우리 주거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해 왔다.

조선시대 사대부 풍류의 공간으로서의 ‘별서정원’에서부터 서민들이 살고 있는 초가집에도 화초를 비롯해 장독을 놓고 야채들을 키우던 텃밭, 개와 닭이 뛰노는 아담한 ‘마당’이 있는 '뜰'(정원)이 있었다.

하지만 급격한 도시화로 정원문화가 사라졌지만 현대인의 정원문화에 대한 욕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십 수 년 전부터 불어 닥친 전원주택 붐은 지금까지 식을 줄 모르고 심지어 도심 속 아파트서는 베란다를 활용해 화초를 비롯해 과일 및 야채를 심는 등 공간 제약을 넘어서라도 자신만의 ‘정원’을 가지고자 하는 사례들이 점차 늘고 있다.

또한 몇 년 전부터는 지자체가 너나 할 것 없이 도심 공동 텃밭을 꾸미거나 상자텃밭 보급에 나서는 등 ‘도시농업’이란 이름의 텃밭 가꾸기 열기가 뜨겁고 각급 문화센터는 화초기르기, 정원꾸미기 교육을 마련하고 이를 찾는 주부들이 북적거리는 등 ‘정원’을 꿈꾸는 열기와 활동은 더욱 왕성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사회에는 정원문화가 창출되고 자리 잡을 수 있는 토대가 전무한 상황이다. 정원문화와 함께 이를 뒷받침할 ‘정원산업’ 또한 설 자리가 마땅치 않은 형편이다.

내년에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막하는 등 국내 정원문화에 대한 기대감만큼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보다 한 발 앞서 이달 17일 개막해 20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2012 서울정원박람회’는 그동안 보여지지 않았던 우리 정원문화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자리로 마련되면서 더욱 기대받고 있다.

‘행복을 키우세요’라는 슬로건으로 열리는 서울정원박람회는 ‘정원’을 조성하고 꾸미는 것이 주는 삶을 다양한 기획관과 전시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담아낼 수 있도록 기획, 추진됐다.

서울정원박람회 주제관은 ‘정원문화’의 참 뜻을 동화로 담아낸 ‘리디아의 정원’을 그대로 재현한다. 주제관은 정원이 없는 삭막한 공간과 아름다운 꽃으로 조성된 정원을 비교해 보여주며 박람회를 찾은 도시민들에게 ‘정원’의 의미와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마련된다.

정원 전문가와 자원봉사자(푸르네 가든 볼런티어)들이 박람회 기간동안 함께 꾸민 정원을 소외시설에 기부하는 기획관과 함께 단돈 만원으로 개성 있는 미니정원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만원의 행복’과 허브 원액으로 천연 비누 만들기 등이 마련돼 현대인들이 손쉽게 ‘정원문화’를 경험하고 직접 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와 함께 각 분야별 전문 강사들을 초빙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정원 관련 주제를 대상으로 다양한 강좌와 세미나를 열어 정원문화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박람회 일정 동안 ▲즐거운 정원 만들기(17일, 목) ▲정원에서 치유한다. 힐링가든!(18일, 금) ▲베란다에서 만나는 작은정원(19일, 토) ▲잡안에도 정원을 꾸며보자! 실내정원 만들기(20일, 일) 등 정원 시공부터 도시텃밭 까지 다양한 주제의 정원문화 강연이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이번 박람회에 국내 정원관련 업체들이 총출동, 현재 우리나라 정원관련 산업도 한눈에 확인 할 수 있다. 정원 관련 제품 전시를 통해 정원 트렌드를 직접 확인 하고 정원 꾸미기를 실현할 수 있는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한편, 서울정원박람회 사무국은 보다 많은 시민들이 박람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전등록신청한 관람객에게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 사전등록신청은 박람회 홈페이지(www.gardenshow.kr)에서 사전등록안내→사전등록신청하기를 클릭한 후 관람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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