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공원녹지 등 각종 도시문제에 있어서 시민의 참여나 제안 등 시민이 무대 앞으로 나선 것은 최근의 일이다.

60년대의 새마을운동이 관 주도의 경제살리기 운동으로 전 국민 참여에 큰 획을 그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시민주체의 지역활성화, 환경보전 등의 참여운동이 대세를 이루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국가나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마을만들기, 녹색도시만들기에 있어서 시민의 참여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자발적인 시민이 존재하여야 하고, 나아가 창조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시민적 창의성이라는 발상이 따라야 한다.

‘시민적 창의성’이란 공공성을 가진 목적에 상상력이 풍부한 해결방식을 적용하는 것으로 시민들의 아이디어와 행동에 관한 책임감, 주인의식, 신뢰감 등을 형성해나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민관의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교섭이 이루어지고, 균형이 취해지고, 조화를 이루는 것 그 자체가 시민적 창의성이라 할 수 있으며, 시민의 열정과 비전이 전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민(民)이라 할 수 있는 시민 시민단체와 관(官)이 상호 협력하여 마을만들기를 바롯하여 공원이나 녹지를 조성하고, 운영관리하는 녹색거버넌스가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관에서는 시민단체에 대한 기존의 보수적인 사고에서 탈피하여 점차 이러한 시민들의 창의적 제안들을 수용하기 위한 태세를 갖추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민관거버넌스를 형성하기 위한 정책의 전환, 시민참여의 유도 및 지원, 시민참여에 의한 녹색도시 만들기의 제안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녹색도시만들기의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그린트러스트운동, 내셔널트러스트운동, 100만평공원운동, 한평공원운동, 서울숲사랑모임 등 모범적인 녹색거버넌스 사례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지만 아직은 미진한 실정이다.

매년 2천여명이 넘는 조경인재의 배출,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조경기업들, 조경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의 다양성 속에서 녹색거버넌스는 주민참여로 만들어가는 조경영역의 확대를 통해 시민의 삶의 질과 녹색복지를 모색한다는 측면에서 주목해야할 과제라 할 수 있다.

조경분야에서 녹색거버넌스의 참여범위는 마을만들기의 전 과정을 비롯해서 하천살리기, 공원녹지의 계획 및 설계에서부터 조성 운영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주에 걸쳐 내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인 참여방법은 계획 설계과정에서 관의 의견을 종합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여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하면서 참여하는 방법, 시공 운영관리 과정에서 자원봉사자의 입장에서 구체적인 작업이나 행동으로 참여하는 방법, 기금 조성과정에 참여하는 방법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녹색도시만들기, 공원녹지의 운영관리를 위한 관련분야의 사회적기업 진출이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녹색분야의 거버넌스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을 두 가지로 나누어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민들의 관심제고와 녹색거버넌스의 대중화이다.
녹색도시만들기 과정에서 공원이나 녹지의 조성 관리에 조경분야에서 앞장서야함은 물론이지만 각 지역의 문화관련 단체나 환경 및 녹색단체, 그 외에 원예 화훼단체 등 다양한 관련 단체 기업 개인 등이 참여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별 녹색 단체간의 협력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각 지역별로 녹색거버넌스 운동을 추진하기 위한 실행기구를 구성하거나, 지역의 관련단체와 연계한 실천적인 녹색운동의 전개 등의 시도를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녹색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녹색거버넌스 체계를 구축, 녹색새마을운동을 전개해나가는 것이다. 녹색새마을운동은 녹색거버넌스를 대중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학의 녹색운동 자원봉사의 커리큐럼화, 녹색거버넌스 지도자양성 프로그램의 개발, 명예감독관 참여제도, 지역별 협약제도 등도 좋은 방안 중의 하나이다. 나아가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관련단체간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다. 조경분야에서 이러한 녹색거버넌스를 위한 네트워크화, 조정 등 대중화의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

둘째, 사회적인 시스템, 제도적인 여건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공원녹지의 조성이나 운영관리, 마을만들기 등 녹색도시만들기에 있어서 녹색거버넌스의 일반화가 필요한데 아직 사회적인 시스템이 성숙되어 있지 못하다. 민관이 함께 신나고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는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며, 특히 기금모금, 행정적 지원의 방법, 참여를 위한 사회적인 분위기의 창출 등을 위한 제도적인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 기업메세나운동을 통해서 기업의 문화부문에 대한 기부를 장려하고 있듯이, 특히 조경분야에 있어서도 관련 기업의 사회공헌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각 지자체의 공원녹지 분야에서 사업발주 시, 평가항목으로 기업의 지역사회 공원녹지에 대한 사회공헌 정도를 평가항목으로 넣고 사회공헌이 높은 기업에 대해 사회공헌 점수를 주는 것이다. 조경관련 기업들의 거버넌스에 의한 녹색도시만들기에 대한 사회공헌을 정착시켜 나간다면 이러한 기업의 사회공헌 분위기가 확산되어 조경분야의 사회적인 인식도는 크게 높아질 것이면 장기적으로는 조경업역의 확대와도 연계될 수 있을 것이다.

민과 관이 힘을 모아 녹색도시를 만들어가는 데에 있어서 조경인 스스로가 앞장서서 참여하고 제안하고, 주변을 네트워크해 나가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하겠다.

 

김승환(동아대 조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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