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주위에서 ‘정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고 심심찮게 화두에 오르내리고 있다.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더욱 더 많은 가십과 이슈와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필자가 아직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감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내년에 국제적 행사로 국내에서 처음 열릴 예정으로 숨 가쁘게 현장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 재작년부터 경기농림진흥재단을 중심으로 시흥시에서 처음으로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시작되어 주민이나 시민들의 계몽이나 홍보 측면에서 주의를 환기시키는데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수원시에서 서호와 주변공원에서 개최될 예정이고 한국조경사회에서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또한 한국조경신문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서울정원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작금의 업계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출구전략이며 미래지향적 산업으로서 새롭게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창출하고 확장시켜 나가야만 하는 필연적인 분야가 ‘정원문화산업’이다. 개그콘서트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 정원문화 이거 다 어디갔어, 이거?’해야 할 것이다.

개인 국민소득이 2만3천달러을 넘어가며 선진국형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 우리의 주거문화 패턴도 변화의 조짐이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다. 이제 짓기만 하면 날개돋힌 듯 팔려가던 공동주택, 일명 ‘APT’는 이제 공급과잉이 우려될 정도이며, 여전히 특유의 획일성과 공동체적 외부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현대판 유목민 생활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는 아파트 주거는 이제 슬슬 그 힘이 빠져가고 있다.

우리도 이제 선진국형 주거문화의 도입과 전개가 필요하다. 도시의 확장과 교외로의 주거지 확산은 새로운 주거형태를 필요로 하고 또, 공급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저층의 저밀도를 전제로 한 주거형태로 단독주택과 그 유사한 주택의 유형들이 될 것이다. 앞으로의 택지개발 사업은 공동주택지 위주 공급에서 단독주택지의 비율이 높은 방향으로 토지 공급규모를 역전시키고 저렴한 공공공급이 일정이상 규모로 대량공급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수도권은 시급하게 보인다.

한편으론 아파트의 조경공간, 외부 녹지공간은 공동의 정원으로 그 기능과 가치가 증대되어야 할 터이지만 실제로 만들어진 모습은 예전보다 비용을 많이 들여서 그럴 듯한 모양새만 보여주는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소위 ‘화장빨에 의한 조경’에 지나지 않는 녹지가 조성되고 있다.

지금은 경쟁적으로, 트렌드가 되어버린 공동주택의 화려하고 치장 위주의 화장술 조경은 사실 우리 조경인들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건축적 선행자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부수적이고 후속적 산물이다.

우리는 너무나 이러한 행태의 흐름에 둔하고 미련하기까지 하다. 조경공사비가 예전보다 많이 올랐다고 아파트 조경이 요즘은 굉장히 고급스러워 졌다고 스스로 자족하고 자위하고 지내지 않는가 반문해보자. 아파트의 최근 추세, 유행을 보자면 건축분야의 상대적 성장에 비하면 조경부문은 별로라고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파트에서의 조경은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를 커버하는 매우 진한 화장을 하기 시작한다. 그 규모나 덩어리가 크면 클수록 화장은 진하고 화려하게 장식하고 치장한다. 1.5~2% 수준에서 3.5~5% 수준의 공사비는 굉장히 고상해 보이고 품위있어 보이는 화장빨로 커버가 되어버려 1.5~2% 공사비 수준의 조경은 천박하고 형편없는 수준으로 매도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공동주택의 건축적 횡포(?)는 제도개선 노력도 해야겠지만 이것을 벗어나는 방법으로라도 단독주택 위주의 저층, 저밀도 주거문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선진국으로의 완전한 진입을 지향하는 국가의 위상이나 공동주택의 질림과 물림, 부작용과 반작용에 의하던 시대적 흐름은 새로운 유형의 주거형태를 요구하고 있고 그 욕구는 잠재되어 있을 뿐이다.

단독주택유형에 관한 정원문화를 형성하기위한 담론과 전략, 기획들을 부단히 준비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공원으로 대두되던 공공발주의 마스터플랜 시대는 지고 정원으로 부각되는 민간베이스의 디테일 시대가 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땅이 좁고 인구는 많은데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있을 수 있다.
미래지향적 사고를 가지고 국토와 도시계획, 지역계획의 새로운 시각과 비전으로 보면 그 해결책 또한 충분하다. 토지의 수요/공급에 있어서 효율성과 미래의 산업들과의 연계 등은 지면 관계상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자…

정주현(동명기술공단 전무·한국조경사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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